기사 메일전송
“군살빼기 급급 경쟁력 청사진 안보여… 정치권 입김 막아야”
  • 최명호
  • 등록 2016-06-10 09:42:27

기사수정




“이번 정부 대책이 조선, 해운 등의 부실을 도려내는 데에는 일부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 어떻게 해야 할지 청사진이 없다.” 

4·13총선 이후 ‘산업 대개조’가 시급하다는 지적에 따라 정부가 2개월여 만에 내놓은 산업-기업 구조조정 대책에 대해 전직 경제 수장과 경제 전문가들로 구성된 10명의 동아일보 자문단은 9일 이같이 평가했다. 

단기간에 내놓은 대책치고는 낙제점은 아니지만,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 조성 등 구조조정의 실탄 마련을 두고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작 중요한 산업 구조개혁의 밑그림을 마련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 부담인 나랏돈 12조 원을 투입해 구조조정을 시작한 만큼,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한국 경제의 차세대 먹거리를 찾는 작업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충고도 나왔다. 


○ “산업 대개조의 청사진이 없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10조 원 간접출자 등으로 ‘12조 원+α(플러스알파)’의 구조조정 재원을 조성하겠다는 정부 대책에 대해 과잉공급 산업의 군살을 빼는 수준에 그치다 보니 미래의 청사진을 제대로 그리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가 발표한 대책 이상의 무언가를 내놓는 것을 현재 상황에서 기대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산업 개편의 밑그림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을 정부가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컨트롤타워 정립 등 구조조정의 형식과 틀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기서 어떤 논의 결과를 도출하느냐에 따라 구조조정의 성패가 갈린다는 것이다.  

정덕구 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미래의 한국 조선업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부가가치를 어떻게 높일지 등에 대한 청사진이 빠졌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또 “영국 스웨덴 일본 등 과거 양(量)으로 승부했던 국가들이 고부가가치 선박을 만들고 설계, 디자인 등의 기술을 높여 선진국으로 발돋움한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정부 대책에 정치적 중립성 확보 대책, 국책은행 기능 재정립 방안 등 구조조정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내용이 빠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은 신속한 의사결정이라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전문성 및 정치적 독립성 확보 측면에는 약점이 있다”며 “정치적 논리에 어떻게 휘둘리지 않을지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국책은행이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기능에만 치우쳐 스스로 은행임을 망각한 측면이 있다”며 “이제는 국책은행도 ‘은행’이라는 지위에 보다 방점을 둬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 “소모적 논쟁 접고 구조조정 속도 높여야”  

이번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가장 첨예했던 논란거리는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의 자금을 정부와 한은이 얼마씩, 어떤 방식으로 분담할 것인가라는 문제였다. 정부가 9월 말까지 1조 원 규모의 현물출자를 하고 한은이 10조 원의 간접출자를 하기로 가닥을 잡았지만 한은 발권력을 동원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해선 여전히 논란이 뜨겁다. 전문가들도 “금융 안정을 꾀해야 하는 법적 책임이 한은에 있는 만큼 자본확충펀드 참여는 적절했다”(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평가와 “한은 발권력 동원은 나라가 휘청거릴 정도의 위기 때나 하는 것”(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이라는 지적이 엇갈렸다.


하지만 방식이 정해진 만큼, 소모적인 논쟁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은 “결과론이지만 한은 간접출자 방식을 선택할 것이었다면 두 달 가까이 시간을 끌 필요가 없었다”며 “한은 참여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지금은 구조조정의 속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시기”라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경제학)도 “재정을 통한 국책은행 자본 확충이 바람직하지만 여러 여건을 감안하면 차선의 길을 선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대책에서 미처 다듬지 못한 출자 방식의 세밀한 부분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경제학)는 “한은 대출금 10조 원에 손실이 발생할 경우 결국 정부가 재정으로 메워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이를 어떻게 보증할지 국회 등에서 면밀히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지역아동센터연합회 울산 동구지회 2025년 후원감사의 날 개최 동구청[뉴스21일간=임정훈]지역아동센터 연합회 울산 동구지회(회장 신정화)는 12월 12일 오후 7시, 동구청 5층 중강당에서 2025년 후원감사의 날 음악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동구 소재 9개 지역아동센터는 오카리나, 우쿨렐레 등 악기 연주와 합창 등 아이들이 성장한 모습과 재능을 음악 발표를 통해 선보이며 더욱 뜻깊은 시간이 ...
  2. 동구 국공립 어린이집 연합회 보육 교직원 문화의 밤 행사 동구청[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 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회장 이남숙)는 12월 12일 오후 6시 HD아트센터에서 ‘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 문화의 밤’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울산 동구 국공립어린이집 14개소에 근무하는 보육 교직원들의 사기진작과 노고를 격려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보육 교직원 등 150여 명이 참석해 ...
  3. 울산시자원봉사센터 ‘베스트 자원봉사단체’ 역량강화 워크숍… 온기나눔 우수기관 한자리에 (뉴스21일간/노유림기자)=지난 18일 오후, 울산시자원봉사센터에서 실시하는 ‘베스트 자원봉사단체 선정 및 역량강화 워크숍’이 열려 지역 온기나눔 활동을 이끄는 우수 자원봉사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번 워크숍은 우수기관·단체의 현장 경험을 공유하고, 사업 기획과 운영 역량을 높여 자원봉사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
  4. 울산 동구 지역자활센터 자활근로 참여자 문화 행사 개최 동구지역자활센터[뉴스21일간=임정훈]울산동구지역자활센터(센터장 김용식)는 12월 12일 오후 3시 HD아트센터에서 자활근로사업 참여자 100여 명과 함께 ‘2025년 자활근로 참여자 문화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문화 행사는 자활근로 사업 참여자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문화생활을 즐기고 재충전하고, 유대감 형성과 자활 의지를 더욱 강..
  5. 만인의 연인 김서진, 울산서 성황리 콘서트 개최 가수 김서진[뉴스21일간=임정훈] ‘만인의 연인’ 가수 김서진이  12월 13일(토) 오후 6시, 울산 동구 전하체육관(대왕암홀)에서 열린 단독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이번 콘서트는 김서진의 깊이 있는 감성과 진정성 있는 무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출연진이 함께하며 풍성한 공연으로 꾸며졌다. 1부에서는 장구팀 공연을 시작으로 박...
  6. 반짝이는 아기별 아역 배우 이민아 [뉴스21일간=임정훈]아역 배우 이민아가 드라마와 영화, 광고, 홈쇼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며 주목받고 있다.이민아는 2017년 5월 8일생으로, 키 120cm, 몸무게 23kg이며 첼로와 피아노를 특기로 하고 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작품과 촬영 현장을 경험하며 안정적인 연기력을 쌓아가고 있다.그는 드라마 북극성,.
  7. 가온누리봉사대, ‘사랑의 군고구마’ 11번째 모금행사 개최 가온누리 봉사대[뉴스21일간=임정훈]가온누리봉사대(회장 이선미)는 오는 2025년 12월21일부터 25일까지 닷새간 일산해수욕장 공연장 일원에서 ‘사랑의 군고구마’ 열한 번째 모금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사랑이란 장작과 봉사라는 군고구마로 희망이라는 열매를 위하여’라는 취지로 마련됐으며, 모금된 수익금은 지역 내 이웃을 ..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