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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저축은행" 이렇게 몰락하다
  • jihee01
  • 등록 2012-05-07 15: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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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50)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은 1999년 자신의 첫 금융회사에 솔로몬이라는 이름(솔로몬신용정보)을 붙였다. 번성과 지혜를 상징하는 솔로몬 왕의 이미지가 금융회사와 맞아떨어진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여기엔 ‘금융왕국’을 꾸려 전성기를 이어가겠다는 포부도 담겨 있었다.
 
지난 10년은 임 회장의 ‘왕국’이 실현되는 과정이었지만, 손에 잡힌 듯했던 꿈은 움켜쥔 모래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2012년 5월6일, 자산규모 5조원의 솔로몬저축은행은 부실 금융기관으로 선정되며 주저앉았다.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솔로몬저축은행은 자산보다 부채가 3623억원 많은 상태였다.
 
솔로몬저축은행 10년 신화의 처음과 끝에 서 있는 임석 회장은 한국 금융계의 ‘기린아’로 통한다. 전남 무안 출신인 임 회장은 가난 탓에 전북 익산의 한 야간공고를 졸업했다. 그가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곳은 금융계가 아닌 광고업계였다. 1988년 옥외광고업체인 ‘한맥기업’을 운영하던 그는 1999년 채권추심 업체인 솔로몬신용정보를 설립했다.
 
이어 2002년 골드저축은행을 인수하며 저축은행 업계에 진입했고, 3년 만에 흑자로 돌려놓으며 화제를 낳았다.
 
임 회장의 저돌적인 경영방침은 금융당국의 저축은행 정책·감독기조를 타고 가속화됐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까지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구조조정은 부실 은행을 다른 우량 저축은행이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왔다.
 
금융당국에는 손쉬운 선택이었고 저축은행으로선 부실 은행을 통해 영업권역과 지점을 확대할 수 있는 합법적 통로였다. 솔로몬저축은행은 2005년 부산의 한마음저축은행(현 부산솔로몬), 2006년 전북 익산의 나라저축은행(현 호남솔로몬)을 잇따라 인수하며 영토를 확장해 나갔다.

 

때맞춰 금융당국이 잇따른 규제완화 조처를 내놓기 시작했다. 2005년에는 금융당국이 우량 저축은행에 ‘88클럽’이라는 이름을 하사하고, 대출한도 제한 완화 등의 우대조처를 내놓았다. 저축은행들이 수익성 높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거 뛰어들 수 있는 길을 터준 것이다. 솔로몬은 그 선두에 있었다.

 

2007년에는 경기도 파주의 한진저축은행(경기솔로몬저축은행으로 바뀌었다가 올해 초 매각돼 현재 공평저축은행으로 영업중)을 인수해 경기·인천으로 영업권역을 넓히며 사실상 전국은행의 면모를 갖추게 됐고, 이듬해에는 케이지아이(KGI)증권(현 솔로몬투자증권)을 인수했다.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하는 순간이었다. 이는 저축은행에서 팔 수 없는 국공채·펀드를 증권사를 통해 판매하고, 투자은행(IB) 업무를 강화해 피에프 사업역량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었다. 경쟁사들이 앞다퉈 지방 저축은행과 캐피탈사 등을 인수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거기까지였다.
 

2008년 말 불어닥친 금융위기의 한파는 업계 1위인 솔로몬에는 더욱 가혹했다. 금융위기에 따른 신용경색과 부동산경기 침체로 피에프의 사업성이 크게 낮아지면서 받을 수 없는 빚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2008년 말 5.25%에서 3년 만에 13.98%로 세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가을 ‘적기시정조처’(영업정지 등) 유예 대상에 선정돼 자산매각·유상증자 등 자구노력을 벌였지만 역부족이었다. 금융당국은 이날 “충분한 시간을 두고 치밀한 실사를 벌인 결과, 경영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솔로몬저축은행은 지역의 영세 금융회사로 인식됐던 저축은행 업계를 ‘전국구’의 반열에 올려놓은 주역이었지만, 이제는 “솔로몬 때문에 업계 전체의 신뢰성이 땅에 떨어졌다”(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원망을 듣는 저축은행 업계의 짐으로 남게 됐다. 검찰은 임 회장이 최근 계열사를 폐업·청산하면서 35억원을 은닉하고 40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배우자 명의로 등기이전해 재산을 빼돌리려 했다는 의혹 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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