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27·아스널)이 드디어 말문을 열었다.
귀국 후 한 달만에 공식 석상에 나섰다. 박주영은 1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축구협회는 그동안 박주영에 A대표팀 합류 및 병역에 대한 생각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제안했으나, 아무런 답을 얻지 못했다. 박주영은 14일 극비 귀국해 지인의 집에 머물면서 외부 노출을 피해왔다. 5월 26일 모교인 고려대에 장학금 전달을 위해 방문하는 과정에서 학보사 측과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한 것이 전부였다.
박주영은 기자회견에 앞서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이고 미리 준비한 낭독문을 읽었다. 그는 "병역 연기와 관련해 많은 논란이 있었던 것을 안다.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주영은 "AS모나코에서 축구에 대한 여러가지 좋은 점을 많이 배웠다. 때문에 유럽에서 축구에 대해 더 배우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면서 병역 연기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병역 연기는 이민이나 병역 기피를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병역을 이행하는 서약서를 썼고, 병무청과 언론에 수 차례 병역을 이행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반드시 병역을 이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A대표팀 합류 불발에 대해서는 "당시 입장 정리가 되지 않아 선뜻 합류를 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선수 선발은 감독의 고유 권한인데 내 기자회견이 판단에 영향을 끼치면 안된다는 생각에 나서지 않았다"고 했다.
박주영은 "내 병역 연기로 인해 상처를 받았을 지도 모르는, 이 시간 현재 국방의 의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국군 장병들에게도 사과의 말씀을 건넨다"고 거듭 입장을 표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동석했다. 홍 감독은 "지난 7일 시리아전을 마치고 박주영을 만나 가슴을 열고 이야기를 나눴다. 여러가지 논란이 있었지만, 그에 대해 박주영에 충분히 설명을 했다. 설득보다는 본인의 결정에 맡겼다. 굉장히 어렵고 힘든 결정을 한 것에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내가 이 자리에 나온 이유는 내가 가진 철학 때문이다.
팀과 선수를 위한 감독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선수가 경기장 안팎에서 겪는 어려움을 함께 할 자세가 되어 있다. 오늘도 팀을 위한 자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섰다"고 했다. 홍 감독은 "축구선배와 올림픽팀 감독의 몫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자리에 나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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