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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해 했겠나? ..모두가 한 사람을 쳐다본다
  • jihee01
  • 등록 2012-06-14 1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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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사과정 문서·진술에서 여러차례 李대통령 언급돼

검찰이 13일 발표한 '민간인 사찰' 수사 결과를 보면,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주도해 만든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불법 사찰'을 박영준 전 국무차장이 지휘한 것으로 돼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인 영일·포항 출신 공무원들을 지원관실에 밀어넣어 국가기관인 지원관실을 사(私)조직화했고, 대통령에게 충성한다는 미명하에 현 정권과 자신들 눈 밖에 난 사회 각계 인사들을 표적 사찰했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 결과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사건에선 청와대 고위 인사들이 의혹의 한복판에 등장했고, 이명박 대통령까지도 불법 사찰을 보고받았다는 의심을 샀는데 이런 의심이 수사로 명쾌하게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서 이 대통령이 언급된 건 여러 차례다. 우선 진경락 전 지원관실 총괄과장이 만든 '지원관실 업무추진 지휘체계' 문건에 등장했다. 지원관실 신설 직후인 2008년 8월 만들었다는 이 문건에는 "VIP(대통령)께 일심(一心)으로 충성하는 별도의 '비선(秘線)'을 통해 총괄 지휘해야 한다"면서 "VIP보고는 지원관실→BH(청와대)비선→VIP(또는 대통령실장)'로 한다"고 돼 있다. 여기서 'BH 비선'이란 이 전 비서관, VIP는 이 대통령을 뜻한다.

청와대 개입 의혹을 폭로한 장진수 전 지원관실 주무관은 "이영호 비서관은 VIP에게 직보(直報)하는 사람" "민정수석실도 파워게임에서 상대가 안 된다"고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들었다고 증언했다. 장 전 주무관은 또 총리실 정일황 과장이 작년 초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폭로를 망설이던 자신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면서 "(당신 일이) VIP 보고됐다"고도 말했다.

장 전 주무관 외에 '폭로'를 준비했던 진경락씨도 구치소에 있을 때 "현 정권이건, MB건 모두 불살라버리겠다"며 이 대통령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씨는 작년 4월 변호사를 통해 "(입을 다무는 대신) 2012년 총선에서 비례대표 의원직을 달라. 청와대에 전달해달라"고 한 것으로 밝혀졌다.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이 구치소에 있던 진씨 가족 등에게 2010년 추석 무렵 금일봉을 전달한 것도 청와대 핵심이 이번 사건에 깊숙하게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 충분한 대목이다.

검찰은 이 문제와 관련해 정정길·임태희 두 대통령 실장을 서면조사했다. 두 실장이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하고 이영호·박영준씨도 보고한 일이 없다고 하자, 그 말을 믿고 수사를 종결했다.
 
진씨나 장씨의 발언에 대해선 "전언(傳言)에 불과하고, 지어낸 말"이라고 결론지었다.
대통령이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하더라도, 상황을 이 지경으로 만든 도의적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의 발표대로라면 불법사찰에는 박 전 차장이 정점(頂點)에 있다.
 
그는 이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임을 바탕으로 청와대에 있을 때는 '왕(王) 비서관', 정부로 옮겨서는 '왕 차관'으로 불리던 사람이다. 그는 2008년 6월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 때 "권력을 사유화한다"는 여당 내부 비판 때문에 물러났지만, 이 대통령은 불과 6개월 만에 그를 더 높은 자리인 국무차장(차관급)으로 불러들였다.
 
 검찰 수사결과에선 박 전 차장 스스로 '야인(野人)시절'이라고 했던 2008년 말에도 지원관실을 동원해 불법사찰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난다. 든든한 뒷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고, 그 뒷배는 곧 이 대통령의 변치않는 신임일 수밖에 없다고 법조계에선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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