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승부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선수 자격을 박탈당한 국가 대표 출신 축구 선수 최성국(29)이 분당의 한 병원에 취직해 회사원으로 새 출발을 했다.
최성국은 최근 FIFA(국제축구연맹)로부터 선수 생활 5년 자격 정지가 아니라 영구 제명으로 확정 판결을 받아 사실상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병원 사무원으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는 사실이 <스포츠서울닷컴>의 단독 취재로 밝혀졌다. 최성국은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여전히 실낱 같은 현역 복귀에 대한 꿈을 간절히 갖고 있다.
최성국은 25일 병원을 찾은 <스포츠서울닷컴> 취재진과 단독 인터뷰에서 "지난달부터 근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축구에 대한 열정은 버리고 싶지 않다.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고 준비할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한 달이라도 그라운드에 돌아가고 싶다. 단 하루라도 괜찮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지난해 승부 조작 파문 이후 자숙의 시간을 갖던 최성국은 지난달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모 병원에 취직해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다. 친분이 있었던 병원장의 권유로 원무과에 배치돼 그라운드가 아닌 낯선 곳에서 사회생활 적응을 시작했다. 근무를 시작한 지 한 달 가량이 지난 최성국은 <스포츠서울닷컴> 취재진과 만난 25일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으로 출근해 병원 동료들과 밝게 인사를 나누는 등 새로운 환경에 어느 정도 적응한 듯했다. 하지만 축구화 끈을 완전히 놓은 건 아니었다. 병원 출근 전인 새벽과 퇴근 이후인 저녁 시간을 이용해 꾸준히 개인 훈련을 하고 있었다. 병원에서 운영하는 축구 클럽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날 최성국은 축구계 복귀를 향한 숨겨 왔던 마음을 조심스레 풀어놨다. 지난해 6월 승부 조작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자진 신고했던 최성국은 대한축구협회로부터 K리그 영구 제명이라는 철퇴를 맞았다. 5년 간의 보호관찰 기간과 사회봉사 500시간이라는 징계도 뒤따랐다. 지난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최성국은 징계에 따른 준수 사항을 성실하게 이행해 그라운드 복귀를 모색하겠다는 생각이다. 최성국은 "포기하라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여태 내가 해 왔던 걸 그렇게 쉽게 그만두고 싶은 마음은 없다"며 "아이들이 좀 더 컸을 때 부끄럽고 못난 아빠로 보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최성국의 선수 생활 연장에 대한 의지는 지난 2월에도 있었다. 최성국은 시선을 국외로 돌려 1년 짜리 임시 이적 동의서를 FIFA로부터 발급 받은 뒤 마케도니아 1부 리그 FK 라보트니키 입단을 추진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눈앞에 두는 듯했다. 팀 훈련에 합류해 친선 경기까지 치렀던 최성국은 데뷔전을 일주일여 앞두고 FIFA의 선수 활동 제재 결정이 내려져 다시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지난해 최성국은 승부 조작 가담 의혹이 일자 "절대 그런 적이 없다"며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지만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결국 자진 신고해 많은 이들의 비난을 받았다. 2차례 승부 조작 경기에 가담해 무승부로 결과가 나온 1경기에서 4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최성국은 1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 받았다. 법원은 지난 15일 최성국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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