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포커스,한 탈북자와 눈물을 글썽거리며 인터뷰를 하던 중 전화벨이 울린다. 인터뷰 중 전화를 받은 그는 전화를 끊지 못한채 이야기를 듣고 있다. 상대방의 말이 끝난 후 머뭇거리다 "무슨 말씀인지는 알겠는데 한국 사회를 조금 '리해'한 후에 통화합시다."라며 미안해한다.
한참을 끊지 못하는 모습에 옆에 있던 사람은 "스팸 전화는 그냥 끊어버려도 돼"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끊으면 안돼. 도둑이야. 예의를 지켜야지."라고 강조한다.
한국 사회를 매일 새롭게 인식하는 탈북자들, 권력의 억압에 눌려있던 사람들은 한국사회에 대한 존경심에 쉽사리 전화를 끊지 못한다. 북한에서 비판의 대상, 처벌의 대상이었던 탈북자들은 한 통 전화 속의 고객'님'이라는 단어에 감동한다.
탈북자들에게는 매일이 새로운 일상이다보니 보통 말 한마디 끝나기 전에 끊어버렸을 스팸 전화도 그들에게는 쉽게 끊어버릴 수 없는 호기심과 감동이다. 한 걸음씩 걸음마 떼듯 한국사회를 이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전화 한 통도 쉽사리 끊지 못하는 그들이건만 북한과의 인연은 쉽게 끊어버릴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배고픔'은 권력의 압박에 눌려있던 사람들을 북한과의 인연을 끊어버릴 수 있게 한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화 한 통 끊는 것을 미안해하는 때묻지 않은 사람들에게 배고픔은 북한 정권과의 인연을 단번에 끊어버리게 할 정도로 생존이 걸린 문제였던 것이다.
북한에서 'OOO님'이라는 단어 한 번 들어보지 못한 채 비판의 대상이 될 지도 모르는 생활총화를 매일 버텨낸 사람들, 유달리 정이 많고 따뜻한 그들은 탈북자이다.
오늘도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그 사랑 그대로 나누는 'OOO님' 되기를. 매일 새롭게 이해하는 한국 사회가 그들에게 더 따뜻한 사회로 인식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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