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남한이 먼저 변해야 북한도 변한다.
  • 양길영
  • 등록 2012-11-07 13:23:00

기사수정
뉴포커스-김정일 사망 후 가장 정확한 표현은 “김정일 정권이 끝났다.”이다. 왜냐하면 김정은이 3대 세습자라고 하지만 결코 김일성이나 김정일 정권 때와 같은 완벽한 유일지도 권력의 연장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나이도 경험도 어린 김정은의 앞날이 아득해서가 아니다. 역으로 김정일의 일인 지배 역사가 너무 길어서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한다면 김정일의 장기 집권이 북한의 모든 권력 논리를 단 한 사람에게만 적응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언행도, 표정도, 심지어 옷차림까지 김정일처럼 하지 않으면 김정은이란 존재는 무의미하게 돼 버린 셈이다.
 
권력이란 통째로 준다고 통째로 가질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실제적 권력에 앞서 심리적 권력이 준비 되어야 하고 또 그 외에도 많은 절차들이 따라 주어야 한다. 더구나 북한은 한 사람의 권위만 인정되는 왕조 정권이다. 이런 시스템을 지속 가능하게 하자면 수령 영웅주의를 수령 신격화로 승화시켜야 한다. 관념적 지배가 없으면 전체의 복종을 이끌어낼 명분도 증발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북한에서는 수령 숭배가 곧 절대 권력의 증표가 된다.
 
그러나 김정은에게는 북한 지도자로서 가져야 할 기본조차 없다. 그것은 바로 신격화 권력이다. 아무리 국가원수라고 해도 신격화 권력을 못 가지면 작아질 수밖에 없다. 그 증거가 과거 김일성, 김정일 정권에 비해 눈에 띄게 늘어난 김정은의 스킨십 정치이다. 김일성 때에는 주민들이 달려가 안겼는데 지금은 김정은이 끌어안아야 할 형편이 된 것이다.
 
또한 부인 리설주 공개도 마찬가지다. 김정은 자신도 한 가정의 아버지이고 한 여자의 남편이라는 인간적 호소가 없으면 주민들과의 공감대를 만들어 갈 수 없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김정은이 아무리 국가의 최고 지위들을 단숨에 꿰차도 그것은 분명 20대가 가져선 안 될 비정상적인 것들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정은의 신격화 권력을 방해하는 중요 요인이 있다. 그것은 김정은의 섭정 정치 여주인인 김경희라는 존재이다.
 
아버지, 어머니도 없는 김정은의 유일한 후견인인 김경희가 실제권력의 상징인물로 살아있는 한 북한 권력층들의 충성 심리도 양분될 수밖에 없다. 이는 오직 유일 권력에만 적응된 북한 간부들의 생존방식이기도 하다. 김경희의 또 다른 대체인물인 장성택이라는 2인자도 있어 김정은에겐 절대 충성 기반이 사실상 불안정한 상황이다. 보다 불행한 것은 김정은이 자신의 측근세력을 갖기도 전에 비준 정치라는 궁중 정치에 묶여버린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김정일식 유일통치 방식을 계승한 듯 보이지만 실은 김경희나 장성택 측근들에 둘러싸여 김일성, 김정일 대역을 하는 것일 뿐이다. 실권을 가져야 하는데 현지시찰 권력만 가진 꼴이다. 마치 말년의 김일성이 당 총비서이면서 주석이었지만 김정일의 당 조직부 유일지도체제에 포위되어 고립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고 보면 북한의 3대 세습 역사는 본질적으로 체제 붕괴의 3대세습이었다. 김일성 사망은 영원한 주체 이념의 기둥을 무너뜨렸고, 김정일 사망은 절대적 신격화 권력을 붕괴시켰다. 오늘날 김정은에게는 그 이념과 유일권력의 명분만 남은 꼴이다.
 
문제는 남한이다. 북한 스스로가 20대 지도자라는데 남한은 아직도 김정일 정권으로 착각하는 듯싶다. 각 정당 대권주자들이 들고 나온 대북정책 공약들을 살펴봐도 오늘이 아니라 김정일 정권 연장선에서 북한을 상대하려 한다. 이런 남한이니 이번 대선을 향해서도 김정은 정권은 어김없이 포를 겨누고 있다. 어쩌면 북한의 단골 메뉴인 평화공갈은 남한의 평화공포가 만들어주는 것이다. 김정일의 지독한 장기집권이 북한만이 아니라 남한까지도 길들여 놓은 게 아닌가 싶다. 남한이 먼저 변해야 북한도 변한다. 아니, 지금이야말로 남한이 과감하게 한반도 변화를 주도해야 할 때이다.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울산동구치매안심센터, 치매안심가맹점 4개소 추가 지정 동구청제공[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치매안심센터(센터장 박수환)는 치매 환자와 가족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치매 친화적 환경 조성을 위해 관내 치매 안심 가맹점 4개소를 추가 지정했다.    치매 안심 가맹점은 약국, 미용실, 카페 등 지역 주민의 생활과 밀접한 업소로, 종사자 대상 치매 파트너 교육을 통해 치매에 대한 ...
  2. 동구 노동자지원센터‘인구구조의 변화와 일자리의 미래’취업 특강 동구청제공[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 노동자지원센터는 10월 23일(목) 오전 10시 ‘인구 변화와 일자리의 미래’를 주제로 중장년층 주민 대상 특강을 개최했다. 이번 강의에는 40여 명이 참석해, 급격히 변화하는 인구 구조 속에서 일자리의 방향과 개인의 역할을 함께 살펴보았다.    강의는 인구구조 변화의 의미, 저출산으로 인...
  3. 동구, 청소년 사회적경제·창업 체험 프로그램 운영 동구청제공[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동구는 10월 23일 오후 1시 30분부터 울산고등학교 학생 80여명과 함께 지역 사회적경제기업과 연계한 ‘청소년 사회적경제·창업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가 정신과 함께 창업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공유함으로써 청소년들이 다양한 창업...
  4. 남해 송정 바닷가 일몰 [뉴스21일간=김태인 ]
  5. 울산 중구의회 의정봉사단, 장애인 시설 찾아 봉사활동 (뉴스21일간/노유림기자)=울산 중구의회(의장 박경흠)가 23일 울주군 언양읍에 위치한 장애인 거주시설인 사회복지법인 혜진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쳤다.    소속 의원과 직원들로 구성된 중구의회 의정봉사단은 박경흠 의장을 단장으로 이명녀·안영호·김도운·문희성·문기호 의원과 사무국 소속 직원들이 참여했다.    의...
  6. STARLINK ENM KOREA, 중국 상하이 '성수 어트랙션' 팝업스토어 통합 마케팅 프로젝트 추진 울산영화인협회제공[뉴스21일간=임정훈]글로벌 마케팅유통 전문 기업 STARLINK ENM KOREA(스타링크 이엠앤 코리아, 대표 배기준)가 중국 상하이 시장을 겨냥한 메가 규모 통합 팝업스토어 마케팅 프로젝트 '성수 어트랙션'을 본격 추진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중국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한류 브랜드를 대상으로 방...
  7. 2025 대왕암힙합페스티벌 11월 1일 개최 [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는 11월 1일 오후 1시 30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일산해수욕장 일대에서 ‘모두를 춤추게 하라’는 슬로건으로 ‘대왕암 힙합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이번 ‘대왕암 힙합페스티벌’은 청년이 주도하고 주민이 참여하며 지역 대학과 상가가 협업해 올해 처음으로 개최되는 축제이다. 스트리트 댄스 배...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