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적 이유의 탈북이 가장 큰 항거이며, 강력한 저항행위
탈북자들이 대한민국 생활 중에 받는 질문 중 거의 절반은 "먹고살기가 그렇게 힘든데 폭동은 왜 일어나지 않습니까?"라고 한다.
"왜 그런 것 같다고 생각합니까?"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3대 멸족, 공포정치, 국가보위부의 감시제도와 같은 각이한 답변들이 돌아온다.
하지만 그 모든 대답의 결론은 하나로 모아진다. "북한에서는 내 것이라고 해도 지킬 것이 없다"는 것이다. 폭동이 일어나려면 지키고 싶은 것이 있어야 하는데, 이미 수령의 사유화가 된 북한에는 개인이 지키고 싶은게 전혀 없다는 것이다.
엘리트 출신 탈북자 김현중(가명, 나이 52세) 씨는 이렇게 말했다. "폭동이 일어나려면, '자기 것'이라는 인식이 전제되어야 가능합니다. '내 나라', '내 조국' 이런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개인적인 구체성이 말입니다." 또 다른 고위출신 탈북자 이진석(가명, 나이 49세) 씨는 "그래서 북한 주민들은 국가라는 개념 속에 살고있으면서도 '언제 이 나라를 벗어나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으로 가득 차있지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자기 것이 없어 목숨 바쳐 찾으려는 희생의식은 없지만 대신 북한에서는 버리는 것이 참으로 쉽습니다. 내 희망을 버려야하고, 나의 인권을 버려야하고, 자존심을 버려야하고.. 심지어 나라는 인간적인 존재까지 버리도록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이런 북한 정권을 잘 보고 배워 우리도 이제는 '북한을 버렸습니다'. 현재 북한 권력층이 가장 무서워 하는 것은 피 흘리는 폭동보다 오히려 그들이 버려지는 것은 아닐까요? 탈북이야말로 가장 큰 항거이며 강력한 저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형중 씨와 이진석 씨는 그러한 예로 최근 북한이 공개한 재입북 탈북자 "기자회견"을 든다. 인터뷰에 출연한 연기자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남한은 살기 힘든 곳'이라고 열변한 점, 장군님 품이 그리워 다시 북한으로 왔다고 비약한 점이라는 것이다.
"탈북이 사소한 일로 치부된다면, 북한에서 이렇게 대대적으로 홍보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런 북한의 반응만 보더라도 탈북이 권력층에게 얼마나 큰 불안이며 압박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이 우리에게 '공포정치'를 폈듯, 우리는 탈북을 통해 그들에게 '공포'를 주고 있는 것입니다."
고위출신 탈북자들의 마지막 한마디에 모든 의미가 담겼다. 그들은 폭동은 이미 진행중이라고 말하면서 "동요는 이미 시작됐다"고 밝혔다. 탈북이 그들에게는 목숨을 건 투쟁이고, 말없는 폭동이라고 했다.
북한에서 폭동이 일어나지 않은게 아니였다. 그것은 이미 탈북을 통해 '무언의 압력'으로 시작됐고, 북한 정권에게 압박과 불안을 가져다주고 있는 것이다. 뉴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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