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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로켓을 발사하는 진짜 이유
  • 양길영
  • 등록 2012-12-03 13: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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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2월 10일부터 22일 사이에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와 관련하여 큰 틀에서 체제 내부결속용, 남한대선 조준용, 외부 메시지용이라는 분석들이 대체적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그런 여유 있는 의도들보다 북한 정권의 심리적 조바심이 더 크게 보인다.
 
올해 들어와 벌써 두 번째 로켓 발사이다. 김정일은 얻기 위해 요긴하게 로켓을 사용했는데 김정은은 잃을 것을 감수하면서도 성급하게 낭비하는 것 같다. 이번 로켓 발사 실험을 통해 현재 북한정권이 가장 원하는 것은 과거의 재현인 듯싶다. 북한 주민들이나 외부세계가 김정은 정권을 김정일 정권 연장선에서 보고, 인식하기를 원하는 것! 그러자면 로켓만큼 한 방에 효과를 볼 수 있는 카드가 또 어디 있겠는가.
 
이는 북한 주민들에게는 변함없는 공갈정치의 굉음이 되고 남한을 포함한 국제사회에는 과거 김정일 정권 연속에서 대등한 관계를 요구하는 메시지가 된다. 목적의 구체성보다 관심의 공론화를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김정은을 둘러싸고 있는 김정일 측근들의 노파심 때문이다.
 
얼마 전 북한은 군 총참모장 리영호를 숙청했다. 일각에선 그 사건을 김정은 주도로 분석하는데 너무 비약하는 것 같다. 20대 김정은에게 그 정도의 파워가 준비됐다고? 지금의 김정은은 김정일 최측근들에게 둘러싸인 김일성의 아바타일 뿐이다. 1994년 김일성이 급작스럽게 사망했을 때 북한이 붕괴되지 않았던 것은 말년의 김일성은 상징적 당 총비서였을 뿐, 모든 권한은 김정일의 당조직부 유일지도에 빈틈없이 집중 돼 있었기 때문이다.
 
권력은 부자간에도 나누어 가지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오늘날 김정은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은 김일성과 그 측근들을 밀어내고 김정일의 당 조직비서 유일지도체제를 세운 경험자들이다. 뿐만 아니라 골육상쟁의 그 암투 과정에서도 끝까지 살아남을 줄 알았던 영악스런 사람들이다. 그들은 최소한 권력환경의 변화는 곧 그 어떤 형태로든 자신들과 후세까지 위협한다는 것을 직감할 줄 안다.
 
그래서 김정은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들이다. 현지시찰과 외교 권력만 갖고 있던 말년의 김일성처럼 김정은을 김일성 역사의 한 부분으로 얼마든지 구속시킬 수 있는 사람들이다. 반면 결정권과 비준과정을 통해 모든 실권을 장악했던 김정일의 유일적 지위에 현재 섭정정치의 주인들인 김경희나 장성택을 어떻게 재빨리 올려놓아야 하는지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아마도 리영호 숙청은 김정은의 주도가 아니라 김정일의 유일적 실권을 대행하는 핵심집단지도세력과의 갈등이고 그 결말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김정일 일인지배에 길들여졌던 북한 사회를 자기들의 이해관계에 맞게 재편성하는 핵심집단지도세력의 권력화 현상일 수도 있다.
 
세월은 반복되어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3대세습이라 할지라도 각자의 3대 스토리를 가지기 마련이다. 북한의 이번 로켓발사는 김정일의 하늘을 쳐다보게 하려는 자들의 꿈이지만 그 조급한 선택이 오히려 북한 정권의 내분과 실패를 더 빨리 당겨올 것이다. 뉴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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