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
www.kisrating.com)는 9월 16일 “불안한 종편, 생존과 성장을 위해 인내와 자금력이 필요하다”를 주제로 Special Report를 발표하였다.
종합편성 방송사업자(이하 ‘종편’)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했을 때 상당 기간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종편은 기대보다 저조한 운영성과를 나타내고 있으며, 콘텐츠 투자실적도 계획에 크게 못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2012년 종편 4개사는 큰 폭의 영업적자를 기록하였으며 2013년 상반기 실적(공시된 사업자의 영업실적) 역시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되지 못하였다. 시청률은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나, 채널별 평균 시청률은 2013년 상반기까지 아직 1%를 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2012년 방송 콘텐츠 투자액은 사업계획 대비 50% 수준에 그쳤다.
방송사 운영실적 자료를 활용하여 영업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시청률(BEP 시청률)을 개략적으로 분석한 결과, 2.6%~3.5%로 산출되었다. 최근 유료방송(케이블TV, IPTV 등) 채널 중 평균 시청률이 1%를 넘었던 채널은 없었으며 지상파 방송만이 채널당 4%대의 평균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2~3%대의 시청률을 짧은 시간 안에 달성하기는 쉽지 않다. 현재의 시청률 상승 추세가 지속된다고 가정하더라도 동 시청률에 도달하기까지는 지금부터 최소 3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SBS, YTN, tvN의 사례를 보면 방송유형, 개국 당시 영업환경 등이 모두 다르긴 하지만, 차별화된 경쟁력과 인지도의 확보를 통해 채널운영이 안정궤도에 진입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었다. 최근 방송시장의 경쟁 심화로 더욱 높은 수준의 프로그램 퀄러티가 요구되고 있어 과거보다 더 많은 투자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현재로선 광고시장의 획기적인 확대를 통한 외형 성장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광고시장은 경기상황에 매우 민감한데, 최근 국내 경제가 저성장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GDP 대비 총광고비 비율이 하락하고 있는 점도 광고시장의 확대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투자규모가 늘어날수록 영업에서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요구되는 시청률과 광고수익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지 않으면 이미 포화상태에 있는 방송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또한 어렵다. 당장의 손실규모를 줄이기 위해 콘텐츠 투자를 축소한다면 콘텐츠 투자 감소→시청률 하락→광고수주 감소→영업실적 악화→투자 감소의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종편이 차별화된 채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상당 기간의 영업손실을 감내하면서 대규모 콘텐츠 투자를 지속해야 하는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대주주 또는 그룹 지배주주의 자금력이 종편의 생존력과 성장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이미 수많은 채널로 포화상태에 이른 방송시장에서 종편 4개사가 모두 단기간 내에 사업안정화에 성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4개사 중 경쟁에서 뒤쳐지는 사업자와 자금지원이 상대적으로 열위한 사업자는 상당 기간의 손실을 버텨내지 못한다면 MPP(Multi Program Provider)나 MSP(Multiple System Operator & Program Provider)에 인수되는 등 유료방송채널의 대형화 추세에 합류될 수 있으며, 자금력 있는 제3자의 인수 또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한에서 종편 간 합병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한편, 내년에 방통위가 종편의 재승인을 거부할 가능성은 매우 낮겠지만, 사업계획이나 심사기준을 미달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향후 일부 채널에 대한 사업 재승인 이슈가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