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1급 시각장애인 “안내견과 서울시청으로 출근해요”
  • 조병초
  • 등록 2013-11-04 16:01:00

기사수정

▲ 최수현 주무관과 안내견 온유(사진=서울시)    


바쁜 아침, 서울시청으로 출근하는 새내기 공무원 최수연 주무관의 출근길 풍경은 조금 이색적이다. 1급 시각장애인인 그녀의 곁에서 눈이 되어주는 안내견 ‘온유’가 동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내견과 함께 근무하는 서울시 최초의 공무원인 최수연 주무관(29세)은 작년부터 그녀의 곁에서 눈이 되어주고있는 안내견 ‘온유’와 함께 지난 9월부터 서울시 장애인자립지원과에서 저소득 중증장애인 전세주택 제공사업과 교육에 관한 업무를 보고 있다.
 
서울시청 1층 장애인자립지원과에 한켠에 있는 최수연 주무관의 자리엔 앞이 보이지 않는 그녀의 업무수행에 불편이 없도록 서울시가 마련한 광학문자판독기, 전자독서확대기, 점자라벨기 같은 시각장애인 정보통신 보조기기들이 눈에 띈다. 옆자리엔 그녀의 눈이 되어주는 안내견 ‘온유’를 위한 공간도 따로 있다.
 
특히 서울시는 작년에 ‘장애인 희망서울 종합계획’을 발표, 이전까지 서울시 공무원 시험 채용인원의 장애인 비중을 3%에서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높은 10%까지 늘리고 전맹 시각장애인의 시험시간을 일반 시험시간의 1.5배에서 1.7배로 늘려서 최수연 주무관 같은 사회적 약자의 공직진출기회를 대폭 확대했다.
 
아울러 서울시는 최수연 주무관뿐만 아니라 기존의 다른 시각장애인 공무원들에게도 점자정보단말기 등 보조기구를 제공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기존에 여러 부서를 거쳐서 보조기구를 신청해야 했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인사과에서 일괄적으로 보조기구를 마련해 장애인 공무원들의 편의를 강화할 예정이다.
 
최수연 씨는 13세에 갑작스런 시신경 위축으로 시력을 잃어 앞을 볼 수 없게 됐다. 중고등학교를 특수학교에서 졸업하고 대학과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그녀는 공무원 시험이 장애인들을 위해 점자시험지, 음성지원 컴퓨터 등 다양한 편의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접하고 공무원의 꿈을 키우게 됐다.
 
그녀는 시각장애인복지관과 시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에 수험교재를 점자 및 파일로 제작해줄 것을 의뢰해 2년 동안 이 교재로 공무원 시험 준비를 했고, 2012년도 가을 서울시 공무원 공개 경쟁 임용시험에서 당당히 합격, 서울시 일반행정 7급 공무원이 됐다.
 
그녀는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나와 세상을 연결하는 ‘희망의 다리’입니다. 세상 주변을 맴돌던 내가 세상으로 나아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당당하게 일어설 수 있도록 해줬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내가 ‘희망의 다리’가 돼 자립에 어려움을 느끼는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그리고 제가 주변에서 받았던 도움을 다른 사람들에게 되돌려주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최수연 주무관과 함께 근무하는 장애인자립지원과 직원들은 그녀 덕분에 더불어 사는 삶의 기쁨과 장애인자립의 참의미를 알아가고 있으며, 안내견 ‘온유’는 격무로 지친 직원들의 마음을 힐링해주는 사랑스러운 부서의 일원이 되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지난 10월 29일 서울시청을 시민들에게 전면개방했던 ‘청사 개방의 날’ 행사에서 안내견 ‘온유’는 시청을 방문한 시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시민들이 평소 낯설게 느끼던 안내견에 대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최수연 주무관은 “나와 온유가 살아가는 삶의 유형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주고 우리가 사회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서울시에 감사하다”며 “나와 온유의 삶이 어려움을 겪는 다른 이들에게 희망이 되고, 사람들의 생각을 변화시키는 좋은 시작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종필 서울시 복지건강실장은 “서울시청에 안내견을 동행하고 근무하는 최초의 직원인 최수연 주무관이 앞으로 공직에 진출하고자 하는 많은 장애인들의 희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서울시에서는 최수연 주무관을 계기로 장애를 가진 공무원들이 불편 없이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울산동구치매안심센터, 치매안심가맹점 4개소 추가 지정 동구청제공[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치매안심센터(센터장 박수환)는 치매 환자와 가족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치매 친화적 환경 조성을 위해 관내 치매 안심 가맹점 4개소를 추가 지정했다.    치매 안심 가맹점은 약국, 미용실, 카페 등 지역 주민의 생활과 밀접한 업소로, 종사자 대상 치매 파트너 교육을 통해 치매에 대한 ...
  2. 동구 노동자지원센터‘인구구조의 변화와 일자리의 미래’취업 특강 동구청제공[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 노동자지원센터는 10월 23일(목) 오전 10시 ‘인구 변화와 일자리의 미래’를 주제로 중장년층 주민 대상 특강을 개최했다. 이번 강의에는 40여 명이 참석해, 급격히 변화하는 인구 구조 속에서 일자리의 방향과 개인의 역할을 함께 살펴보았다.    강의는 인구구조 변화의 의미, 저출산으로 인...
  3. 울산영화인협회, 상하이 스타링크엔터테인먼트, 스타링크코리아엔터테인먼트 와 AI 숏폼 영화 협력 MOU 체결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영화인협회(회장 홍종오)가 중국 잔타오그룹(Zantao Group)의 문화사업 법인인 상하이 스타링크엔터테인먼트(대표 박상민), 스타링크코리아(대표 배기준)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AI 기반 숏폼 콘텐츠 제작과 숏폼영화제 개최에 나선다.    협회는 지난 17일 중국 상하이에서 스타링크엔터테인먼트와 협약식을 열...
  4. 동구, 청소년 사회적경제·창업 체험 프로그램 운영 동구청제공[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동구는 10월 23일 오후 1시 30분부터 울산고등학교 학생 80여명과 함께 지역 사회적경제기업과 연계한 ‘청소년 사회적경제·창업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가 정신과 함께 창업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공유함으로써 청소년들이 다양한 창업...
  5. 남해 송정 바닷가 일몰 [뉴스21일간=김태인 ]
  6. 울산 중구의회 의정봉사단, 장애인 시설 찾아 봉사활동 (뉴스21일간/노유림기자)=울산 중구의회(의장 박경흠)가 23일 울주군 언양읍에 위치한 장애인 거주시설인 사회복지법인 혜진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쳤다.    소속 의원과 직원들로 구성된 중구의회 의정봉사단은 박경흠 의장을 단장으로 이명녀·안영호·김도운·문희성·문기호 의원과 사무국 소속 직원들이 참여했다.    의...
  7. STARLINK ENM KOREA, 중국 상하이 '성수 어트랙션' 팝업스토어 통합 마케팅 프로젝트 추진 울산영화인협회제공[뉴스21일간=임정훈]글로벌 마케팅유통 전문 기업 STARLINK ENM KOREA(스타링크 이엠앤 코리아, 대표 배기준)가 중국 상하이 시장을 겨냥한 메가 규모 통합 팝업스토어 마케팅 프로젝트 '성수 어트랙션'을 본격 추진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중국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한류 브랜드를 대상으로 방...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