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작구의 이색 직원들 소개, 건축과 김충범 팀장, 홍보전산과 김형길 주무관, 조은일 사회복무요원
<2년 동안 주민 200여명 영정사진 찍은 건축과 김충범 팀장>
건축과에 근무하고 있는 김충범 건축관리팀장은 부서 내에서 조금은 ‘괴짜’로 통한다. 구청의 사진담당이 아닌데도 행사 때만 되면 사진기를 들고 나타나 셔터를 누르기 바쁘다.
1989년도에 서울시 공무원으로 입사한 김 팀장은 현재 대한민국사진작가협회 회원이라는 이색경력을 가지고 있다. 1993년도에는 제12회 대한민국사진전람회에서 작품 “순간 포착”으로 입선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어르신들의 영정사진을 찍기 시작한 것은 2년 전부터다.
“처음에는 어르신들의 얼굴에서 나타나는 세월의 흔적을 담고 싶었는데, 한 어르신이 인물사진 대신 자기 영정사진을 찍어달라는 부탁을 하셨다”며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 뒤로 양로원을 찾고 있다”고 김충범 팀장은 말했다.
김 팀장은 구 노인복지과를 통하거나 직접 지역 내 양로원을 찾아 어르신들께 취지를 말씀드리고 영정사진을 찍어드린다. 가끔은 어르신들 집까지 찾아가는 출장봉사도 마다하지 않는다. 또 인화한 사진은 사비를 들여 액자에 넣어드리는 정성까지 보인다.
이렇게 2011년부터 영정사진을 찍어드린 어르신은 200여명에 달한다.
지난 5월 김 팀장을 통해 어머니의 영정사진을 찍어드린 박◦◦씨(노량진동 거주)는 “사진관을 알아보니 제일 싼 가격도 5~7만원이었다”며 “공무원이 직접 집까지 찾아와 찍어줬는데 고맙기도 하고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 팀장은 앞으로도 영정사진 찍어드리는 일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사진 찍는 일은 내가 잘하는 일이고, 이 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계속할 것이다”고 포부를 다졌다.
<신문사 사진부장 출신 사진담당 홍보전산과 김형길 주무관> 김형길 주무관은 2011년도에 공직에 들어선 구청 공식 사진기사다. 구에서 개최하는 모든 행사와 기록들은 그의 눈과 손길을 거친다. 하루 평균 7~8차례 있는 행사 사진은 물론 구의 ‘현재’를 담아내는 일도 그의 몫이다.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간신문 사진 부장이었다. 1993년도에 전라일보에 입사한 이후 18년 동안 현장을 누빈 베테랑이다. 퇴사하기 전에는 사진 기자들을 거느린 ‘부장님’이었다.
그런 그가 지방자치단체 사진담당으로 변신한 이유는 뭘까.
“사진은 현장감이 생명인데 공공기관의 사진에는 그 점이 아쉬웠다”고 김 주무관은 입을 뗐다.
이어 “신문 기자나 공무원 기자나 공익을 위한다는 점에서 닮았다”며 “다른 환경에서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었던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내 노하우를 공직에서도 시험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46세라는 나이에 결정한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동작구를 방문하는 사진기자들에게 촬영 포인트를 알려주고 홍보요원을 자처하는 것도 그의 역할이다. 기자들의 생리를 잘 아는 그인지라 많은 사진기자들도 현장에서 그를 자주 찾는다.
기자와 공무원으로 각각 사진기를 잡은 차이는 뭘까. 그는 “신문이 현장감이라면 구에서는 기록의 의미가 더 중요하다”며 “이전에는 디테일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지금은 한 화면에 동작구의 모습을 담아낼 수 있도록 전체적인 구도를 중시한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구청에서 하는 일을 기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작구민들의 진솔하고 다양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18년 베테랑에서 3년차 공직자로 변신한 그의 당찬 포부다.
<성악하는 동작구 사회복무요원 조은일 요원> 지난 10월 29일 직원조례 시간 구청 대강당에는 ‘오 솔 레미오’가 울려퍼졌다.
직원들 장기자랑 시간에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조은일 복무요원이 바로 목소리의 주인공. 그의 맑은 바리톤 음색은 그날 조례에 함께 참여한 박원순 서울시장과 직원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부터 조은일 씨는 ‘오 솔 레미오 요원’으로 통하고 있다.
조은일 씨는 2012년 7월부터 동작구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현재 세종대학교 4학년 휴학 중으로 성악전공이라는 특이한 이력을 자랑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09 러시아 국제문화교류회 콩쿠르에서는 금상을 수상한 재원이기도 하다.
“다소 딱딱한 공직사회에 제 목소리로 여유를 불어넣고 싶어요” 조은일 씨는 성악가로서 구청에 일하는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어 “현재 주민생활지원과에서 근무하며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있다”며 “제 목소리가 누군가에게 기쁨이 되듯이 이곳의 일이 누군가에게 힘이 된다는 생각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기회만 된다면 복무기간 중에 어려운 이웃들에게 노래를 불러드리는 봉사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조 요원은 기초생활수급자 등 상담에 담당 공무원과 동행하기도 하고 어르신들 생필품을 전달하기도 한다. 사회복무요원 소집이 해제되면 계속 성악을 하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문충실 동작구청장은 “동작구에는 다양한 경험과 능력을 갖춘 직원들이 많이 있다”며 “이러한 이색경력과 능력들이 주민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무척 고무적이고 또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