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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 보이스’
  • 조재성
  • 등록 2014-10-07 17: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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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FBI와 뉴욕 검찰을 움직이게 한 충격의 화제작
    © 플래시보이스


이 시대 최고의 저널리스트이자 논픽션 작가, 마이클 루이스가 돌아왔다! 올해 3월 월스트리트 트레이더들의 초단타매매(High Frequency Trading·HFT)를 비판하며 미국 주식시장의 추악한 이면을 파헤친 책 ‘플래시 보이스’의 한국어판이 국내에 출간된다.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부동의 1위였던 ‘겨울왕국’을 왕좌에서 끌어내리고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이 책은 출간 전부터 금융계에 파문을 일으키며 트레이더들과 대형은행들을 긴장시켰다. 특히 책의 출간이 도화선이 되어 초단타매매의 위법성 논란이 수면 위로 올라왔고, 이를 계기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미 연방수사국(FBI), 뉴욕 검찰이 수사를 시작하며 전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플래시 보이스’는 초단타매매(HFT)라는 수법으로 거액을 챙겨온 월스트리트 대형 투자은행들의 은밀한 실상을 고발하는 책이다. 초단타매매(HFT)란 거래소 전용 초고속 통신망과 고성능 컴퓨터를 기반으로, 복잡한 알고리즘을 통해 수백만 분의 1초라는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수백, 수천 번의 거래를 하며 수백억 달러의 매매차익을 남기는 새로운 형태의 투자 방식을 말한다.

 

이 책은 시카고와 뉴저지주를 잇는 대규모 광케이블망을 까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 광케이블은 뉴욕과 시카고를 최단 시간에 연결하는 마법의 경로로, 길이가 짧으면 짧을수록 트레이더들은 더 ‘빠른 속도’로 거래를 할 수 있다. 빠른 속도가 중요한 이유는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선물계약을 거래할 때, 뉴욕과 뉴저지 두 거래소를 오가며 주가가 차이나는 순간, 양쪽 시장에 생기는 ‘가격 괴리’의 순간을 포착해 남들보다 빠르게 매도, 매수를 반복하며 매매차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천재 이야기꾼’이라는 찬사를 받는 마이클 루이스의 역량은 ‘플래시 보이스’에서 또 한 번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200만 달러가 넘는 고액 연봉과 보너스, 안락한 삶을 버리고 뛰쳐나와 부패로 물든 월스트리트에 ‘공정’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주식 거래소를 세우게 되는 한 무리의 월가 사내들을 차례로 등장시킨다. 그리고 약탈적 행위임이 분명한 초단타매매의 숨겨진 작동원리를 폭로하고, 일반 및 기관 투자자들의 손해를 재물로 삼아 이득을 취하고 있는 월가 트레이더들과 대형 은행의 흑막을 흥미진진하게 파헤친다.

 

주요 인물들의 이야기가 한 명씩 전개되고, 결국 한데 모여 ‘엄청난 일’을 벌이는 이 영화 같은 논픽션은 날카로운 분석과 힘 있는 서사로 그려져 소설보다도 더 숨 가쁘게 읽힌다. ‘독자들이 과연 책을 끝까지 읽었는가, 중간에 읽다 말았는가’를 평가하는 ‘호킹지수’에서 금융시장을 다룬 어려운 주제임에도 ‘위대한 개츠비’에 버금가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만 봐도 이 책의 흡입력이 얼마나 엄청난지 짐작할 수 있다.

 

금융계의 가장 어두운 구석을 들춰낸 이 책을 읽다보면 분노로 잠 못 이룰지도 모른다. 당신이 직접 투자를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당신의 연금과 펀드, 주택자금을 관리하는 기관 투자자들이 바로 초단타매매꾼들의 먹잇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플래시 보이스’는 절망과 동시에 희망을 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 탐욕이 어떤 가치보다 우선시되는 세상에서 ‘정의’를 지키려는 사람들, ‘신뢰’와 ‘정직’의 가치를 잊지 않은 사람들, 권력과 자본으로 무장한 거대 골리앗에 맞서 싸우는 다윗들의 영웅담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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