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배순탁 작가의 90년대 청춘송가 ‘청춘의 달리다’
  • 조재성
  • 등록 2014-11-13 13:19:00

기사수정
  • - 청춘이 머문 자리에는 언제나 음악이 있었다
 © 비즈니스북스


엘튼 존(Elton John)은 “세상은 음악으로 바뀌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음악이 세상을 바꾸지는 못해도, 세상을 바꿀 사람을 조금은 바꿀 수 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여기 있다.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음악 작가 겸 음악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배순탁 작가는 음악을 업으로 삼고 있지만, 한때는 그 역시 친구들과 누가 더 쿨하고 센 음악을 듣는지로 ‘음악 내공’을 뽐내던 소년일 뿐이었다.

 

그가 순수하게 음악을 듣던 90년대는 이랬다. 청바지가 게스로, 농구화가 나이키의 에어 조던 시리즈로, 통기타가 세고비아로, 맥주가 카스와 하이트로. 80년대와는 달리 구체적인 브랜드를 통해 남들과는 좀 달라 보이고 싶던 신 인류들이 등장하며 ‘우리의 이념’보다는 ‘나의 스타일’이 더 중요한 시대였다. 그리고 차별화된 스타일의 중심에 바로 음악이 있었다. 감성이 가장 충만했던 그 시절, ‘운 좋게’도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었지만 그에게 ‘청춘’이라는 단어는 조금 특별했다.

 

‘청춘을 달리다’는 소란했던 시절, 오로지 음악 하나로 버텨온 배작가의 청춘의 기록이자 그 시절을 함께해온 음악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은 저자가 집필을 시작한 1년 전에도, 그리고 마지막까지 놓지 못했던 뮤지션 고(故) 신해철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음악에 대한 직업으로 10년 이상의 세월을 보낸 내가 신해철을 시작점으로 삼은 건, 그의 존재 덕에 음악에 관해서 처음으로 진지한 태도를 지니게 되었기 때문이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고딩’ 시절, 처음으로 들었던 신해철의 목소리와 그가 음악을 통해 던져온 메시지들은 자신을 ‘소년에서 어른’으로 키워준 인생의 음악이 되고 말았다. 막연하게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해보게 된 것도 그 덕분이라고 말한다.

 

스무 살 본격적인 음악 듣기를 시작하다가 홍대 근처에서 보게 된 크라잉 넛의 대참사 같은 공연의 목격담이라든가, 첫사랑과 헤어진 후 주구장창 들었던 이소라의 <기억해줘>로 아픔을 극복하는 방법 등이 흥미롭다. 술만 마시면 생각나는 노래이자 평생 아껴서 듣고 싶다는 윤상의 음악에 관한 이야기는 왜 그가 ‘뮤지션들이 가장 존경하는 뮤지션’이 되었는지‘ 보여준다. IMF의 직격탄을 맞으며 음악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저자의 음악 듣기는 더욱 깊어졌고 결국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다.

 

‘청춘을 달리다’는 90년대를 ‘미화’하거나 과거를 떠올리는 데서 머물지 않는다. 시대를 키우고 이끌며 지금도 성장해온 뮤지션들의 이야기는 곧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대중문화의 황금기였던 1990년대를 이끈 15명 뮤지션의 음악을 맛볼 수 있는 한 장의 ‘컴필레이션 앨범’과도 같은 이 책은 때로는 마음을, 때로는 귀를 흔들었던 그 시절의 추억을 되살려줄 것이다. 이 책이 아직 끝나지 않은 ‘내 청춘의 OST’를 다시 한 번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울산교육청, 나눔과 대화로 수업 성장 해법 찾는다 [뉴스21일간=이준수 기자]  울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천창수)은 12일 다산홀에서 중고등학교 교원과 교육전문직을 대상으로 ‘2025 수업 성장 나눔 대화의 날’을 열었다.      이 행사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안착과 학생 참여 중심 수업 문화를 확산하고자 마련한 실천적 장으로, 현장 교원들이 수업 사례와 고민을 나누며 함께 ...
  2. 울산 화평교회, 울산동구종합사회복지관에 추석맞아 이웃사랑 나눔 실천 100만원 후원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화평교회(담임목사 장지훈)는 9월 12일 금요일 10시에 울산동구종합사회복지관(관장 한영섭)을 방문하여 추석 명절을 맞아 지역 내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후원금 100만원을 전달했다.    이번 후원은 홀몸어르신, 저소득가정 등 지역 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에게 사랑 나눔을 실천하고 더불어 살아가...
  3. 인공지능·디지털 연수로 학교 행정 효율 높인다 [뉴스21일간=이준수 기자]  울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천창수)은 9일부터 12일까지 남구 종하이노베이션센터에서 교육행정직과 교육공무직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디지털 역량강화 연수’를 진행했다.      이번 연수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실무 연수로 학교 행정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현장 행정 서비스의...
  4. 울산시, 하절기 이야기(스토리) 야시장 성료 [뉴스21일간=김태인 ]  지난 7월 18일부터 지난 9월 13일까지 약 두 달간 이어진 하절기 ‘울산의 밤, 이야기(스토리) 야시장’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울산시가 주최하고 울산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한 이번 야시장은 하루 평균 7,690명, 총 누적 14만 6,100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울산의 여름밤을 환하게 밝혔다.  이번 하절기 이야기(스...
  5. 울주군치매안심센터, 국제피플투피플 춘해보건대챕터 치매극복 선도단체 지정 (뉴스21일간/최원영기자)=울주군치매안심센터가 12일 국제피플투피플 춘해보건대챕터(춘해보건대 대학생 봉사단체)를 ‘치매극복 선도단체’로 지정하고 업무 협약식을 가졌다.이번 협약은 청년 봉사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지역사회 내 치매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치매 어르신께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
  6. 울산교육연수원, 청렴하고 신뢰받는 조직문화 조성 [뉴스21일간=이준수 ]  울산교육연수원은 9일 제17대 한현숙 원장 취임 이후 첫 청렴대책 추진단 회의를 열었다.  ‘참여와 소통으로 청렴한 울산교육’을 실현하고자 구성된 이번 추진단은 한현숙 원장을 단장으로 각 부서장과 팀장들이 참여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주요 청렴 추진 과제 점검, 소통의 직장문화 조...
  7. 신천지의 두 얼굴 울산 청년 크루 페스티벌의 진실 [뉴스21일간=김태인 ]자료사진 "청년"의 이름 뒤에 숨은 검은 그림자, 울산 청년 크루 페스티벌의 진실2025년 9월, 울산에서 열리는 '제3회 청년 크루 페스티벌'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청년 문화를 위한 축제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특정 사이비 종교 단체의 교묘한 포교 전략과 정치권과의 불편한 유착 가능...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