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민주당 참패와 DJ
  • 이주은 기
  • 등록 2004-04-19 00:00:00

기사수정
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의 이념과 정치철학을 계승한 `적자정당′을 자처했던 민주당이 17대 총선의 참패로 창당 4년4개월만에 존망의 기로에 서게 됐다.
민주당 추미애(秋美愛) 선대위원장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햇볕정책의 진정한 계승자이자 DJ이념의 적자 정당임을 전면에 내걸었고 김 전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金弘一) 의원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추 위원장과 행보를 같이 했으나, 전통 지지층의 지지를 다시 결집해내는 데 실패했다.
열린우리당은 전북과 광주를 석권한 데 이어 DJ의 그림자가 가장 짙은 전남에서도 민주당보다 많은 의석을 확보했다.
호남의 유권자들은 햇볕정책의 깃발을 내걸고 DJ의 향수를 자극하면서 지역정서에 기대려 한 민주당보다는 햇볕정책의 계승을 말하면서도 지역주의 극복과 전국정당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정치적 복권을 외친 열린우리당을 선택한 셈이다.
민주당 사람들은 선거전이 열세에 몰리자 김 전 대통령이 나서서 `한 마디′만 해줄 것을 기대하며 동교동쪽에 애처로운 시선을 보냈으나, 김 전 대통령은 현실정치에 일절 개입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끝내 입을 다물었다.
김 전 대통령측 김한정 비서관은 민주당의 햇볕정책 적자론에 대해 "햇볕정책은 공공재"라며 특정 정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정 정파의 대표자가 아니라 남북간 화해와 협력,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킨 대통령으로서 역사에 기록되고 싶어하는 김 전 대통령으로서는 4년전 천년을 이어가리라는 원대한 꿈을 갖고 자신의 손으로 만든 민주당이 몰락해가는 것을 안타깝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주변의 전언이다.
민주당은 총선에 참패했지만, 여전히 햇볕정책을 말하고 있다. 추 위원장은 "원점에서 새롭게 출발해 평화민주개혁 세력의 본산으로 부활하겠다"고 말했고, 장전형(張全亨) 선대위 대변인은 "지난 50년간 지켜온 평화개혁세력이라는 민주당만의 존립가치를 계속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비록 선거전략에 불과했을망정 DJ 이념의 계승을 소리높여 외친 민주당이 원내교섭단체 구성조차 못할 정도로 참패한 것은 DJ의 정치적 영향력의 약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지난해 9월 분당후 호남 표심을 얻기 위해 DJ를 상대로 구애 경쟁을 벌일 때 DJ의 정치적 영향력은 대통령 재임시보다 높았을 정도로 상종가를 누렸지만, 총선 이후 그같은 상황이 다시 재현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DJ 스스로 현실 정치에 대한 끈을 거두고 역사책 속으로 걸어들어가기를 택한 것이라면 옳은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총선에서 증명됐듯이 역사의 수레바퀴는 역주행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설악산 대청봉 높이 1,708m의 대청봉은 설악산의 최고봉이자 대한민국에서 한라산(1,950m), 지리산(1,915m)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면적이 400㎢에 달하는 설악산국립공원의 주봉으로 내설악·외설악의 분기점이 된다. 대청봉을 기준으로 서쪽 인제 방향의 내설악, 동쪽 속초·고성 방향의 외설악이 구분된다. 천불동계곡, 가야동계곡 등 설악산에 있는 대부분의 ...
  2. 트로트 가수 한강, 파리 패션위크 무대에 서다… 트로트 가수 한강, 파리 패션위크 무대에 서다… K-문화의 위상 드높여대한민국 최초로 아이돌이 아닌 트로트 가수로서 세계적인 패션 무대에 오른 가수 한강씨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한강은 지난 4일 오전, 프랑스 파리로 출국하여 6일 열린 2026 S/S 파리 패션위크 'HEILL&WINNE' 컬렉션에서 모델로 런웨이에 서는 이례적인 행보...
  3. 울주군, 남부권 국민체육센터 수영장 시설 포함해 추진키로 (뉴스21일간/최원영기자)=울주군이 온양을 비롯한 남부권 군민들의 체육 복지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추진 중인 ‘남부권 국민체육센터’ 건립 사업에 실내 수영장 시설이 포함된다.    남부권 국민체육센터는 부지면적 2만㎡, 건축물 면적 6천㎡ 규모로 계획되었으며, 시니어 친화형 국민체육센터 공모 기준에 따라 다목적체육관, GX...
  4. 슬도환경지킴이, 깨끗한 슬도를 위한 환경정화활동 펼쳐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슬도환경지킴이봉사단(단장 우재운)은 10월 11일 슬도 일원에서 회원 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환경정화활동을 실시했다.이번 봉사활동은 슬도의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방문객들에게 깨끗한 관광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진행되었으며, 봉사단은 해안가 쓰레기 수거와 주변 정비에 힘썼다.슬도환경지킴이봉사단은 지난...
  5. 울주군, ‘2025년 수출우수기업상’ 후보자 추천 접수 (뉴스21일간/최원영기자)=울산 울주군이 다음달 7일까지 ‘2025 울주군 수출우수기업상’ 후보자 추천을 받는다고 10일 밝혔다.울주군 수출우수기업상은 수출 실적과 경영성과, 사회공헌 활동이 뛰어난 지역 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시상한다. 수상 후보자 추천은 중소기업 지원 관련 기관과 단체장이 가능하다. 추천 대상 기업은 울주군 내에 ..
  6. 웅촌초, 학생 중심 미래형 학교로 재탄생 [뉴스21일간=이준수 기자]  울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천창수)은 울주군 웅촌초등학교 공간 재구조화 증개축 공사 설계 공모 당선작을 최근 발표했다.      이번 설계 공모는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대응해 미래지향적이고 창의적인 학습환경 조성과 더불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열린 학교 구현에 중점을 뒀다.      공...
  7. 울산직업교육복합센터, 개관 1주년! 미래 기술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우뚝 서다 [뉴스21일간=이준수 기자]  울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천창수)이 전국 최초로 설립한 울산직업교육복합센터가 개관 1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1년간 센터는 직업계고 학생들의 진로 탐색부터 첨단 기술 교육, 성공적인 취업과 일 학습 병행, 나아가 지역사회 정착까지 아우르는 체계적인 지원으로 울산 직업교육의 새로운 전망(비전)을 제시...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