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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명분으론 경제 못살린다
  • 최명호
  • 등록 2016-03-30 09: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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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여 동안 세계적으로 8조 달러(9300조원)가 넘는 돈이 풀렸는데도 수요와 투자가 속 시원하게 늘어난 나라는 없다. 스위스와 덴마크, 일본, 유럽연합 등이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금리를 실시했지만 소비가 더 얼어붙는 불가사의(不可思議)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화의 급진전과 반대로 지난해 세계 무역액은 12%가까이 줄었고 당분간 되살아날 조짐도 없다.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가 수요와 투자를 촉진하며 고용·무역까지 활성화하는 경제학이론이나 성장공식이 깨진 ‘뉴 노멀(new normal)’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상품 및 원자재의 공급과잉, 고령화, 디지털화 등 복합 산물인 이런 현상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한국경제도 그 여파로 사상초유의 ‘고난의 행군’을 강요받고 있다.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환율상승으로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을 얻었고 미국이나 중국 경제호황을 이용해 벗어났으나 지금은 기댈 언덕조차 사라졌다.

그렇다면 이 엄혹한 국면을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 경제성장의 80%를 수출에 의존하는 외향형(外向型) 구조를 ‘내수+수출 복합형’으로 바꿔야 한다. 일본식 제품위주 수출전략과 싱가포르식 글로벌 내수 성장전략을 접목해 ‘쌍끌이 경제’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다. 한국이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한 의료 서비스분야와 한류(韓流) 열기를 활용한 관광·컨벤션·교육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키우면 고용창출에 상당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는 5000만 한국시장을 넘어 아시아 및 중동을 아우르는 30억 모두가 우리의 내수시장 고객이라는 쪽으로 발상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한국경제의 기둥 제조업에 디지털 ICT기술을 융합시켜 세계 최고수준인 제조업공정 경쟁력을 더 높이는 한편 지금이라도 우주항공·인공지능·자율주행자동차·바이오 같은 신사업 육성에 전력투구(全力投球)해야 한다. 리더들은 2005년 한 해에만 2000억원의 손실을 입고서도 전기차 배터리라는 미래기술 개발을 밀어붙여 대박상품으로 키운 구본무 LG그룹회장 같은 혜안과 뚝심을 가져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정치인들의 경제마인드 무장(武裝)이다. 글로벌차원의 환경변화를 깨닫지 못하고 ‘경제민주화’라는 명분론에 빠진 대다수 한국정치인들은 경제현안 해법 제시는 고사하고 시장을 왜곡하며 기업의 발목을 잡아 허송세월했다. 지금처럼 글로벌 저성장시대에 경제 활력 제고(提高)는 기업과 정부만으로 불가능하다. 정치권의 전폭적인 협조와 지원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퇴행적 추락은 뻔하다. 매년 표변(豹變)하는 경제현실을 직시하고 해법창출에 팔을 걷고 나설 행동력 갖춘 정치인들의 차기국회 진출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유권자는 눈 부릅뜨고 옥석(玉石)을 가려야 먹고 살 자격이 있다. 흥망의 열쇠는 내가 지니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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