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대한민국의 자치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홍윤식 행자부장관의 인식 수준에 서글픔을 느낀다. 언론을 통해 접한 내용이 과연 장관이라는 중책에 합당한 발언인지 의심스럽다. 지방재정의 어려움이 마치 6개 지자체의 책임인 냥 호도하는 행자부장관의 발언은 듣는 귀를 의심하게 만든다. 75조에 이르는 정부 예산으로도 해결하지 못하는 난제를 6개 지자체 쌈짓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행자부장관은 6개 시장들이 사실을 왜곡하고 선동한다고 단정한다. 과연 시장들이 할 일이 없어 단식에 나섰다고 보는가? 소속 정당을 불문하고 시장과 시의원들까지 시정을 접고 거리에 나선 것도 사실을 왜곡하기 위한 것인가? 어려운 지자체의 사정은 아랑곳 않고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장관의 역할인가?
행자부는 지자체를 6대 220으로 나눠놓고 여론몰이와 선동을 하고 있다. 이는 지자체 분열을 통해 목표를 이루려는 저급한 방법이다.
행자부는 경기도가 조정교부금의 배분 기준을 잘못 설정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사실은 2013년에 경기도가 현재의 배분 기준안을 만들었고, 그것을 승인한 것은 바로 행자부였다. 왜 모든 잘못을 경기도에 떠넘기고, 행자부의 잘못은 감추는가?
행자부는 불 교부단체인 6개시에 특례를 적용하는 이유와 배경을 설명하지 않는다. 특례제도는 불 교부단체가 보통교부세를 받지 않아 지나친 역차별을 받기 때문에 재정 배분의 균형을 잡고, 재정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경기도가 행자부와 협의해서 만든 기준이었다. 따라서 “조정교부금의 33%를 배분받아야할 6개시가 52.6%나 가져간다.”는 장관의 발언은 기준에 따른 재정조정의 결과이고, 행자부의 일방적 재단에 불과하다.
행자부가 6개시의 예산 중 5,244억원을 덜어서 경기도 25개 시군에 평균 200억 원씩 나눠준다고 밝힌 것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다. 행자부 발표대로 만일 고양, 화성, 과천 3개시가 교부단체가 되면 덜어낼 예산도 크게 줄어든다. 실제로 걷을 수 있는 돈은 수원, 화성, 용인에서 덜어낸 약 2,000억 원 수준이다. 따라서 25개 시군으로 나누면 100억 원에도 미치지 않는다. 게다가 조정교부금 증가에 따른 보통교부세 감소로 전체 금액은 더 줄어들 것이다. 행자부는 애초에 경기도의 세수증가분을 전국 지자체에 나눠줄 것이라 발표했다가 비판에 떠밀려 경기도 내 시군에만 나눠준다고 말을 바꿨다. 행자부의 발언이 시기에 따라 대상에 따라 바뀌고 있어 더욱 믿기 어렵다. 세수 배분을 기다리는 수많은 지자체들에게 행자부는 얼마를 그리고 어떤 재원으로 줄 것인지 명확히 답해야한다.
법인지방소득세의 공동세 전환도 사실 왜곡의 연장선에 있다. 행자부는 서울시 재산세의 공동세화를 근거로 제시한다. 하지만 서울의 강남구와 강북구가 공동으로 세수를 사용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이미 수원시에서도 영통구와 권선구가 나누어 쓰고 있다. 또한 서울시 본청 중심의 예산•행정체계를 가진 서울시와 시군 중심의 체계를 가진 경기도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심각한 왜곡이다. 서울시의 자치구들은 대부분의 도시 인프라를 공유하지만, 경기도의 성남시와 연천군에는 적용하기 어려운 현실을 의도적으로 무시한 것이다.
행자부는 가난한 지자체와 나눠가져야 형평을 맞춘다고 한다. 하지만 그러한 조정은 법인지방소득세의 10배를 걷어가는 정부가 담당해야 할 몫이다.
행자부장관은 “6개시가 법인지방소득세를 전혀 못 받는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6개시는 이런 주장을 한 사실 자체가 없다. 주장의 근거를 밝혀주기 바란다.
법인지방소득세의 꾸준한 증가를 전제로 해당 세수의 일부를 나누는 제도라면 취지를 이해하고 동의할 수 있다. 하지만 오르내림이 심한 법인지방소득세의 특성을 무시하고, 1-2년짜리 수치만으로 만든 정책이라면 수용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수원시의 경우, 2015년에 2014년 대비 868억 원이 늘었다. 하지만 올해는 961억 원으로 대폭 줄어들었고, 이런 사정은 화성시, 용인시도 비슷하다. 행자부는 도대체 어떤 사실에 근거해서 정책을 만든 것인가?
행자부는 4월에 정책을 발표하면서 아무런 협의도 거치지 않았기에 해당 지자체는 내용을 전혀 알 수 없었다. 6개 시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시장들 얘기를 듣겠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반영된 것은 전혀 없다. 또한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은 지자체들의 요구에 떠밀려 뒤늦게 그것도 반쪽짜리 자료를 내놓은 것이 과연 적절한 자료 제공인가?
행자부장관은 국회와 여야 정당에 충분히 설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사실은 만난 적이 없다. 정책 발표하고 거의 두 달이 되어가는 6월 10일에야 국회에서 처음으로 설명하는 자리를 만든 것이다.
행자부장관은 모든 자료를 공개했다고 한다. 하지만 6개 시장과의 면담에서 연구용역이 끝나지 않아 자료를 제공할 수 없다고 했던 발언은 무엇인가? 도대체 어떤 자료를 공개했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과연 장관은 실태를 제대로 알고 발언한 것인가?
행자부는 정해진 수순에 따라 형식적인 설명회로 여론 수렴을 마무리하고 있다. 이미 수차례에 걸쳐 원안 이행을 밝힌 상태에서 무슨 수로 의견을 수렴한다는 것인가? 군사작전 식의 밀어붙이기에 다름 아니다.
우리가 보기에 행자부장관 스스로 문제 많은 표현이라고 밝힌 부자 지자체를 다시 끄집어내는 것이 진짜 선동이다. 이것이 행자부장관이 밝힌 지역 순회토론회가 무용지물라고 보는 근거이고, 시장들이 맨바닥에 앉아 밥을 굶는 진짜 이유이다.
왜 행자부는 지방소비세율 상향을 비롯한 4조7,000억 원의 지방재정 보전방안 약속을 모른 척 하는가? 비정상인 지방재정의 정상화 방안은 외면한 채, 지자체 간 갈등과 반목을 조장하는 행자부의 행태에 국민들은 크게 실망하고 있다. 우리가 이미 거듭 밝혔듯이 지방재정의 어려움을 해소하려면 먼저 정부가 약속을 이행하여 지자체의 살림살이를 펴주어야 한다. 6개 지자체를 지방재정 악화의 원흉으로 몰고 가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행자부는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일군 지방자치의 성과를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 역사에 죄를 물어야할 당사자는 다름 아닌 행자부장관임을 알아야 한다고 고양 과천 성남 수원 용인 화성시장은 공동성명서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