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중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2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후 오랜 동맹국인 미국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이날 두테르테 대통령은 베이징에서 열린 회의에서 "미국과의 결별을 선언한다"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는 "미국은 우리의 생명을 통제(control)하지 못한다. 헛소리는 충분하다( Enough bullshit)"며 "중국에 빚을 지고 갚지도 않는 미국이 어떻게 가장 강한 산업국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이같은 두테르테의 발언은 남중국해 해양 분쟁을 두고 양국은 신뢰와 우정을 강화할 것을 합의한 이후 나왔다.
중국 신화통신은 시 주석은 이날 "중국과 필리핀은 적대감을 갖거나 서로 충돌할 이유가 없는 바다 건너 이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필리핀이 배니그노 아키노 집권 당시에는 남중국해 영유권 다툼으로 갈등이 있었으나 두테르테가 대통령이 된 이후 중국과의 관계가 변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에서 시 주석의 말을 인용, 양국의 어려운 문제는 "일시적으로 보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역사적"이라고 덧붙였다.
류전민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필리핀 대통령 사무실 측의 녹취록 발표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담은 필리핀과 중국 간 "전통적인 우정"의 "완전환 회복"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필리핀과 중국은 경제, 인프라 건설, 농업 등 양자간 13개 협력 문서에 서명했으며 중국은 필리핀의 경제 개발 투자 합의했고 오는 27일에는 열대과일 수출 금지를 해제할 예정이다.
한편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납득이 되지 않게 양국(미국·필리핀)의 긴밀한 관계와 어긋난다"며 "두테르테 대통령의 미국 결별 선언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위 미 행정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필리핀은 미국당국과의 협럭을 수정하기 위한 공식적인 요청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