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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꿈입니다 "운명에 대응하는 인간의지 힘" 표현
  • 정지연
  • 등록 2016-12-19 15:3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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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크 문학의 완숙기를 대표하는 칼데론 데 라 바르카의 희곡. 작가는 운명에 대항하는 인간 의지의 힘과 인간 존재의 가치 및 감각 세계에 대한 회의를 아름다운 문학적 언어 안에 담아 내고 있다.

지식을만드는지식이 출간한<인생은 꿈입니다(La vida es sueño)>는 바로크 문학의 완숙기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작품에 사용된 풍부한 상징적 표현들이 도덕적, 신학적, 철학적 내용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이러한 상징들은 들꽃의 향기처럼, 인간 존재에 대해 냄새를 맡고자 하는 자에게만 은근하게 자신의 비밀을 내보인다. 때문에 스페인 안팎에서 이 작품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이루어져 ≪칼데론과 비평≫이란 이름으로 출판되기까지 했다.


우리는 보통 “인생은 꿈”이라는 대목에서 인간 존재에 대한 환멸이나 회의를 느낄 수 있다. 셰익스피어는 꿈꾸는 인간도 신에 의해 꿈꾸어진 존재라고 했다. 이 얼마나 끔찍한 이론인가. ‘나’란 존재는 어디에 있단 말인가. 신이 잠에서 깨어나면 그분의 기억에서조차 사라져 버리는 존재가 바로 나란 말인가.



그런데 칼데론의 <인생은 꿈입니다>는 제목 자체에서 풍기는 환멸적 냄새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세히스문도의 자유를 위한 투쟁과 예정된 운명에 맞선 승리가 이 작품을 근본적으로 낙관적으로도 볼 수 있게 한다.


이 작품에서 사건은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하나는 세히스문도의 자유와 승리고 다른 하나는 로사우라의 명예 회복이다. 두 개의 테마를 중심으로 사건이 벌어지면서 이야기가 얽히고 연합되어 하나의 위대한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지은이 칼데론 데 라 바르카(Calderón de la Barca, 1600∼1681)는 1600년 1월 17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태어났다. 예수교에서 운영하는 학교에서 초등 과정을 공부했으며 1610년에 어머니가 출산을 하다 돌아가시자 가정 형편이 어려워져 당시 열네 살이었던 형은 멕시코로 가 버렸고 열두 살 누이 도로테아는 수녀원에 들어갔으며 막내는 외할머니 집으로 보내지고 칼데론과 아버지만이 집에 남게 되었다.


1614년에 칼데론은 알칼라대학교 예술대에 입학했고 같은 해 아버지가 재혼했다. 그러나 1년 뒤 아버지마저 돌아가시자 그날 저녁 식사부터 비용을 계산하기 시작한 계모와 삼촌 밑에서 지내게 되었다. 그해 대학에서 교회법을 공부했고 그때 배운 인간의 권리나 결과에 대한 원인론, 인간의 자유의지론, 자연의 법과 영원한 법에 대한 이론들이 그의 작품 세계로 옮겨졌다. 젊은 시절 군인이기도 했으나 1651년에 교단에 입단해 죽는 날까지 성직에 있었다.


1656년에는 마드리드 궁정에 기거하면서 시작 활동도 했지만 무엇보다 극작가로서 명성을 누렸다. 1681년 칼데론의 죽음은 스페인 바로크 문학 시대의 종말을 의미한다.

칼데론이 17세기 스페인 연극계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이미 스페인 국민극의 아버지인 로페 데 베가와 그의 제자들이 스페인 극을 정상으로 이끌어 가고 있었다. 로페가 스페인 극의 창조기와 청춘기를 대표한다면 칼데론은 그것을 체계화하고 깊이를 더해 완성시켰다고 볼 수 있다.


칼데론의 대표적인 극작품으로는 스페인 역사와 전설에서 테마를 갖고 온 <살라메아의 시장>, 명예와 질투를 이야기한 <자기 명예의 의사>, 사랑과 도피를 그린 <유령의 여인>, 환상적 세계의 이야기인 <바람의 딸> 그리고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물음인 <인생은 꿈입니다>가 있다.


스페인 극사에서 바로크 극만의 특징은 성서의 이야기를 우의적으로 보여 주는 성체극의 출현과 완성을 들 수 있다. 바로 칼데론이 이 극의 창시자이자 완성자로 기록되고 있다. 대표작으로 신학의 이야기를 쉽게 풀어 보인 <세상의 위대한 극장>, 신화의 테마를 그린 <실수의 매혹>, 구약의 이야기를 극화한 <발타사르의 만찬>, 신약상의 내용을 극화한 <너 같은 너의 이웃>, 전설에서 테마를 취한 <미사의 헌신> 그리고 시대극으로 <제2의 부인>이 있다.


칼데론의 작품은 시대와 문체에 따라 두 단계로 분류, 정리될 수 있다. 첫 번째 단계의 작품들은 로페의 사실극, 관습극과 같이 사건과 테마를 이용하고 있는 것들로 로페에게서 보이던 불필요한 요소가 제거되고 극 행위의 전체적인 통일성이 추구되면서 깊이와 논리가 더해진다. 필요 없는 인물들도 배제되고 있다.


두 번째 단계의 작품들은 앞선 사실극에서 빠져나와 상징적으로 철학적, 사상적인 내용을 다루면서도 문학의 아름다움을 잃지 않고 있다. 인간 운명에 대항한 인간 의지의 힘과 인간 존재의 가치 및 감각 세계에 대한 회의 등을 다룬 철학극인 <인생은 꿈입니다>가 이 단계의 대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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