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400억 규모의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대우조선해양이 유동성 위기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정성립 사장은 시장에서 제기되고있는 이른바 ‘4월 위기설’에 대해 다각도로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15일 조선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올해 4월21일 4400억원, 7월23일 3000억원, 11월29일 2000억원 등 총 94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당장 4월말 4400억원을 갚아야 해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우조선은 지난 9일 건박 건조대금 명목으로 산업은행에서 100억원, 수출입은행에서 3100억원 등 모두 320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 자금은 산은과 수은이 2015년 10월 대우조선의 정상화를 위해 지원하기로 한4조 2000억원의 일부다.
지난달 말까지 산은과 수은이 모두 3조5000억원을 유상증자와 대출로 지원해 남은 금액이 7000억원이었다. 이번 대출로 대우조선이 사용할 수 있는 잔액이 3800억원으로 줄어들게 됐다.
운영자금 뿐 아니라 당장 선박건조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우조선에게 4월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4400억원은 상당한 부담요인이 되고 있다.
이처럼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4월 대규모 회사채 만기도래에 따른 위기설과 관련, 정 사장은 ”그 문제는 회사 내에서 나름대로 인지를 하고 있고 대비는 하고 있다“면서 ”회사 나름대로는 (만기 회사채 상환 등에) 철저하게 여러 가지 각도로 대비는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다만 구체적인 상환 방법에 대해서는 ”지금 어떻게 하겠다고 이야기하기는 좀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대우조선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 회사채의 만기 연장을 비롯한 채무 재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채무 재조정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이 적지 않아 대우조선이 자력으로 만기 회사채를 갚는 것이 최선이라는 지적도 있다.
대우조선 자력 상환에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 선수금을 곧바로 받을 수 있는 신규 수주다.
정 사장은 ”2~3월 두 달간 해외출장 등을 통해 선주 대상 세일즈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총력전 태세를 밝혔다.
정 사장은 신규 수주 전망에 대해 ”지금 열심히 하고 있고, 이달 말 정도면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대우조선은 미국의 LNG 회사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 재기화 설비(LNG-FSRU) 7척에 대한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하며 올해 첫 수주를 예약해뒀지만, 본 계약은 아직 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 들어 신규 수주는 여전히 없다.
대우조선은 일단 FSRU의 본계약이 오는 4월 이내에 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은행의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4월초까지는 본계약이 체결돼야 4월말 만기 회사채를 갚는 데 도움이 된다.
지난주 LNG-FSRU 7척에 대한 LOI 체결 건으로 미국에 갔다가 곧바로 영국 런던으로 이동했던 정 사장은 며칠간 유럽의 3~4개 선사를 만나 신규 수주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몇 군데를 만나서 이야기도 좀 했고 그래서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 게 있다“고 소개했다.
정 사장은 1조원의 대금이 묶여 있는 앙골라의 소난골 드릴십 2기의 인도 협상에 대해서는 ”소난골은 조금씩은 계속 (협상이) 진행이 되고 있다“면서 ”상반기 안에 가능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올해 9400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막아야 하는 대우조선으로서는 드릴십 인도가 1순위 과제로 꼽힌다. 작년 말부터 지지부진하던 협상이 일정 부분 진척을 보이면서, 지난달 대우조선협상팀이 협상을 위해 출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대우조선은 자구안 계획에 포함됐던 자산 매각 등도 서둘러 진행할 계획이다.
대우조선은 마곡부지, 복합업무단지 등 생산설비 이외의 모든 자산을 매각하고,웰리브, 대우조선해양건설 등 남은 자회사 5곳의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