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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후에도 부모에게 의존 캥거루족, 헬리콥터맘
  • 윤만형
  • 등록 2017-03-02 10:2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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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인을 둔 부모들의 자식 보호는 사회적 문제


요즘 들어서는 20세가 넘어 대학생, 군인, 직장인이 되더라도 부모가 자식의 뒷바라지를 해주는 일이 흔하다. 취업 후에도 부모에게 의존해 살아가는 '캥거루족'이나 자녀 주위를 맴돌며 자녀의 일이라면 무엇이든 발 벗고 나서는 엄마를 지칭하는 '헬리콥터 맘'이란 단어가 이제 익숙하다.


이화여자대학교는 지난해 이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를 위한 학부모 포털 사이트(parent.ewha.ac.kr)를 개설했다. 이대는 "학부모와 소통을 강화하고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설명했지만 자식이 성년이 됐는데도 일일이 간섭하는 '헬리콥터 맘'의 극성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헬리콥터 맘' 논란은 학부모가 학교와 관련된 의견을 개인적인 방식으로 밝혔을 때 불거진다"고 말해 대학생이 된 자녀의 교육에까지 간섭하는 학부모가 적지 않음을 시사했다.

대학생 학부모들이 자녀 성적을 문의하기 위해 대학교수에게 직접 전화를 거는 일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 담당 직원들이 취업 준비생 부모 전화를 받는 경우도 다반사다. 국회 사무처 인사과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응시 희망자 부모가 자녀 대신 시험 정보를 문의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군인을 둔 부모들의 자식 보호는 지난해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한다. 지난해 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가금류 살처분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정부는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군 당국이 '사병 부모들의 정서'를 이유로 병력 지원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병사들을 작업에 투입하지 않았다.


과거 2008년 AI가 터졌을 때만 해도 살처분 작업에 장병들이 직접 투입됐다. 당시 살처분에 참여한 사병이 AI에 감염된 사례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병사를 투입하지 않는다는 방침이 문서 상 명시된 것은 없고, 2008년 AI 사태 당시 사병 가족들의 민원이 많아 이후 내부적으로 병사를 투입하지 않기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이번에는 사병이 아닌 간부들을 AI 살처분 현장에 보냈다.


취업이나 결혼으로 완전히 사회·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지만, 부모 곁을 떠나지 않고 의존해 살아가는 '캥거루족'도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작년 11월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청년층 경제활동상태 선택 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취업자 4천290명, 미취업자 1천397명 등 청년 5천687명을 조사한 결과, 취업자 절반 이상인 53.2%가 '부모가 생활비를 부담한다'고 답했다. 본인이 생활비를 부담한다고 응답한 청년은 26.7%에 지나지 않았다.


주거비와 생활물가가 날로 치솟는 데다, 청년들이 자력으로 살아갈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임금을 주는 질 좋은 일자리가 부족한 탓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성인남녀 1천61명을 대상으로 캥거루족 체감 정도를 조사했더니 '스스로 캥거루족이라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56.1%가 '그렇다'고 답했다.

 

'경제적으로 부모님의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62.0%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경제적으로도, 인지적으로도 독립하지 못했기 때문'(19.7%),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야 마음이 편하기 때문'(14.1%) 등이었다.


결혼해 독립했다가 전세난 등으로 부모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을 빗댄 '리터루족'(returoo族)이란 신조어도 생겨나고 있다. '돌아가다'와 '캥거루족'의 합성어인 '리터루족'은 결혼 후 독립했다가 전세난과 육아 문제 등으로 부모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 이들을 가리킨다. 리터루족이 증가함에 따라 주거 트렌드도 변해 인기가 높던 중소형 아파트 대신 부모와 자식 부부가 함께 살 수 있는 중대형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대학 입학, 취업, 결혼, 육아까지 부모의 도움을 받는 일은 이제 드문 사례가 아니라 사회적 현상으로 차츰 굳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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