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독일 내부에서 현지인들의 개헌안 지지집회를 독일 당국이 불허한데 대해 "나치 행태'라며 맹비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하루 앞서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며 이미 앙금이 깊어진 양국 관계를 바로잡으려한 바로 다음날 나와 나토(NATO) 동맹국들 사이에 새로운 긴장감을 주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수도 이스탄불에서 열린 여성 집회에서 "독일은 민주주의와 가깝지도 않다"며 "독일의 행태는 과거 나치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또 "독일이 (나치의 행태를) 떠난 지 오래됐다고 생각했는데 착각하고 있엇다"고 덧붙였다.
에르도안의 발언 이후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독일 측의 요구에 따라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과 전화 통화를 가졌다고 익명을 요구한 터키 관리가 전했다.
앞서 지난주 두 장관은 전화통화를 갖고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오는 8일 만나기로 합의한 상태이다.
독일 지방 당국은 안보 우려를 이유로 터키에서 실시되는 4월16일 헌법 개정안 국민투표 시위를 여러차례 불허했고 터키 당국이 이에 반발했다.
터키는 항의 차원에서 독일 대사를 초치하기도 했다. 독일에는 1960~70년대 노동자로 이주한 약 300만 명의 터키계가 거주하고 있다.
나토 안에서 터키와 독일의 관계는 지난해 7월 터키에서 쿠데타 실패 이후 터키 정부가 대대적인 숙청 작업에 들어가자 독일이 이를 비판하면서 서서히 나빠지기 시작했다.
터키는 숙청 과정에서 쿠르드족 무장세력과의 연계 혹은 쿠데타 음모 혐의로 체포, 해산 또는 해임된 사람들이 10만명을 넘었다.
또한 지난달 27일 이스탄불 법원이 독일 일간지 '디 벨트' 특파원 데니즈 유셀(43)을 테러 관련 혐의로 구금을 명령하자 메르켈 총리는 "무철 불쾌하고 실망스럽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