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계기로 스페인 남단에 있는 영국령 지브롤터를 둘러싼 영토권 분쟁이 다시 불거지자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2일(현지시간) 지브롤터 거주민 동의 없이는 지브롤터를 스페인에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이 총리는 지브롤터 파비안 피카르도 차관에게 "지브롤터 거주민들이 자유롭고 민주적으로 표현한 바에 반대되는 다른 (나라의) 주권 아래 두는 그런 협상은 절대 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스페인에서 영국령과의 국경을 폐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 한 이후 나왔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지난 1일 27개 회원국에 보낸 브렉시트 협상 가이드라인에서 영국이 EU를 탈퇴한 뒤에는 EU와 영국 간에 맺어지는 어떤 협정도 스페인 동의 없이 지브롤터에 적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스페인이 반대하면 영국과 EU가 체결한 어떤 무역 협상 결과도 지브롤터에 적용할 수 없다는 의미여서 스페인 정부가 이 '거부권'을 지브롤터에 대한 통치권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영국과 지브롤터는 EU 협상 가이드라인에 반발했다.
파비안 피카르도 지브롤터 행정수반은 “그 어떤 것도 영국의 지브롤터에 대한 배타적 주권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또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도 트위터에 "지브롤터는 판매용이 아니며 교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지브롤터를 팔아넘기지 않겠다"고 강하게 반말하며 영국 정부의 입장은 "견고하고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멘데스 데 비고 스페인 정부 대변인은 “스페인이 (지브롤터에 대해) 주장하는 법적·정치적인 논거들을 EU가 인정한 것”이라고 환영했다.
대서양과 지중해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인 지브롤터는 1713년 영국령이 된 이후 스페인의 영토 반환 요구가 끊이지 않은 곳이다.
1969년에는 영국 직할지로 남을지 아니면 독립할 것인지를 두고 주민투표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 영국 보호 아래 자치 정부를 수립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해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에서 지브롤터 주민 96%가 잔류를 선택한 만큼 영국과 EU와의 탈퇴 협상 과정에서 여론의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