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가 비공개로 추가 반입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성주에 이미 설치된 사드 발사대 2기 외에 사드 발사대 4기가 비공개로 추가 반입되어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고받았다”면서 “문 대통령은 오늘 발사대 4기 반입 경위에 대해 철저하게 진상조사할 것을 민정수석과 안보실장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9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해당 사실을 보고받고 “매우 충격적”이라고 토로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민구 국방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4기의 발사대가 이미 국내에 반입되어 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윤영찬 수석은 “국방부는 지난 25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국내에 발사대 4기가 추가 보관되어 있다는 상황을 보고하지 않았다”고 공개하고 “문 대통령은 어떤 경위로 4기가 추가 반입된 것인지, 반입은 누가 결정한 것인지, 왜 국민에게 공개하지 않고, 새 정부에도 보고를 누락한 것인지 진상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한 국방부가 사드 발사대 4기의 반입사실을 비공개한 이유가 사드 부지에 대한 ‘전략 환경 영향 평가’를 회피하기 위한 것 아닌가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를 지시했다.
이에 앞서, 미군은 지난 3월 6일 C-17 수송기를 이용해 오산 미 공군기지에 사드 발사대 2기를 전격적으로 들여왔다. 황교안 대행 체제 정부는 ‘SOFA’ 절차를 거쳐 지난 4월 20일 성주 롯데골프장을 미국에 공여했으며, 4월 26일 새벽 사드 발사대 2기를 롯데골프장에 기습 반입했다.
이수훈 국정기획자문위 외교안보분과위원장은 서울 삼청동 금융감독연수원 1층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25일 국방부 (업무)보고 내용에 사드 발사대 2기 등이 비행기 편으로 도착했다는 내용만 있다”면서 “4기가 더 들어왔다는 것은 보고에서 누락한 것”이라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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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사드 발사대 4기를 추가적으로 반입하고도 국방부가 청와대에 곧바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은 국방부 수뇌부가 한국 대통령의 지시를 받는 조직인지 미군 사령부 예하 조직인지 의심케하지 않을 수 없는 행동”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권위를 무시하는 군기문란사건에 대해 엄중하게 조치하고 사드 배치 결정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