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치킨 프렌차이즈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선가운데, 한 중견 업체가 가격을 최대 10%까지 인하하는 행사를 벌인다.
전국에 516개 가맹점을 운영 중인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또봉이통닭'은 오는 20일부터 한 달 동안 전국 모든 가맹점의 치킨 메뉴 가격을 최대 10% 인하한다고 14일 밝혔다.
또봉이통닭 관계자는 "서민물가 안정 차원에서 한 달 간 한시적으로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며 "가격 인하분은 본사에서 100% 보전해 가맹점은 전혀 손해를 보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양념통닭(1만1000원→1만450원)과 파닭(1만2000원→1만1400원), 간장마늘통닭(1만2000원→1만1400원) 등은 가격이 평균 5%가량 인하된다.
신메뉴인 갈비통닭(1만3000원→1만1700원), 또봉이맵닭(1만3000원→1만1700원), 순살텐더(1만2000원→1만800원) 등은 최대 10% 내려간다.
다만, '반값 치킨'으로 인기가 높은 또봉이통닭(8900원)은 가격을 그대로 유지한다. 이미 이윤을 최소화한 메뉴라 가격 인하 품목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다.
이번 인하는 한시적이지만 BBQ나 교촌치킨 등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가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서거나 나설 예정인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BBQ는 최근 두 차례의 가격 인상으로 치킨 1마리 2만원 시대를 열었다. 이에 대한양계협회 등 가금단체가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까지 나선 상태다.
또봉이통닭 관계자는 “먹거리 물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서민물가 안정 차원에서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면서 “치킨 프랜차이즈는 닭고기 공급업체로부터 연간 계약을 통해 물량을 공급받기 때문에 AI로 인한 계육값 상승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가금단체의 논리와 꼭 같다. 가격 인상에 따른 부담도 가맹점주가 아닌 본사가 모두 떠안기로 했다.
또봉이통닭의 잇단 가격 인하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우선 업계의 시선은 싸늘하다. 한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치킨값 이슈에 편승해서 상대적으로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보겠다는 심산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한달간 한시적으로 벌이는 이벤트에 대해 지나치게 생색을 낸다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비판과 불만에 대한 발빠른 대응이라는 반론도 있다. 실제로 또봉이통닭의 가격 인하 소식이 알려지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또봉이통닭 홈페이지 주소를 공유하거나 ’한번 사먹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