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토마’ 이병규(43)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한화의 경기에 앞서 은퇴식을 갖고 정든 그라운드와 정식으로 작별했다. 경기 후에는 이병규의 등번호 9번의 영구결번식도 열렸다.
이병규는 말이 필요 없는 LG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단국대를 졸업한 뒤 1997년 LG 1차 지명으로 입단해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간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활약한 시기를 빼고 KBO리그 17년 동안 LG 유니폼만을 입었다.
강우콜드로 경기가 종료됐지만 LG팬들은 이병규의 은퇴식을 지켜보며 자리를 뜨지 않았다.
이병규는 이날 은퇴식에서 시구자로 나섰다. 시타는 첫째 아들인 승민군이 맡았다. 은퇴식이 진행되는 내내 잠실구장에는 “LG의 이병규”라는 응원구호가 메아리쳤다. 그는 “마지막 타석이라고 생각해서 타석에 설까도 생각해봤지만 한 번도 서보지 않은 마운드에 서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고 시구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마운드 앞에 이병규의 등번호인 숫자 9를 적은 단상이 만들어졌다. 이병규는 행사 내내 비를 맞으며 그라운드 한 가운데 서 있었다.
이병규와 20년 지기인 가수 포지션(임재욱)의 공연으로 행사가 시작됐다. 포지션은 이병규의 선수 시절 등장음악인 'I was born to love you'를 열창했다. LG팬들도 함께 목놓아 불렀다.
이후 이병규를 위한 7분짜리 영상이 상영됐다.
영구결번이 공식 선언됐고 이병규는 자신의 유니폼에 사인을 한 후 반납했다. 이 유니폼은 이천 챔피언스파크 역사관에 보관된다.
울지않겠다던 이병규는 '어머니 영상편지'가 상영되자 결국 눈시울을 붉혔다. 동료 선수 박용택과 오지환도 그와 함께 눈물을 흘렸다.
이병규는 1군 마지막 경기를 떠올리며 "그날은 너무 슬펐지만 지금은 여러분의 넘치는 사랑을 받고 행복하게 떠나겠습니다"라고 고별사를 낭독했다. 이어 그는 "사랑하고 감사합니다"라고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