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페미니스트 역사학자 루스 배러클러프가 식민지 시기 여공이 등장하는 신문기사부터 신경숙의 소설 '외딴방'까지 한국 '여공 문학'의 계보를 정리한다.
남성 작가들이 재현한 여성 노동계급은 정치적·성적 요소가 혼란스럽게 뒤섞인 모습이었다. 자본주의·가부장제 사회에서 배제됐고 공장과 거리에서 극도의 성폭력에 시달렸다. 노동운동 내에서는 부차적인 존재로 인식됐다.
저자는 강경애·장남수·석정남·송효순 등의 작품을 읽으며 지금까지 '희생양 담론'이 망각시켰던 노동계급 여성의 로맨스와 욕망을 복원하고 역사적 의미를 부여한다.
저자는 1989년 기독교단체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다가 소설을 탐독하는 10대 여공들의 열정에 매료돼 연구를 시작했고 '여공 문학'을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썼다.
루스 배러클러프 지음, 김원·노지승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 1만7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