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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오출신 볼리비아 최초로 대통령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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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06-01-24 11: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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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임연설에서 '복수없이 역사를 바꾸겠다' 약속
코카 재배 농부에서 볼리비아 최초로 인디오출신 대통령으로 변신한 에보 모랄레스(46) 신임 볼리비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취임연설에서 인디오 차별 종식과 천연 가스 사업 국유화로 이 나라를 빈곤에서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미국 정책의 신랄한 비판가이자 자원민족주의자인 모랄레스는 좌파 축하객들의 경례에 꽉 쥔 주먹을 들어 보였다. 취임연설에서 그는 볼리비아 국민 60%를 차지하는 인디오에 대한 수백년간의 억압을 종식시키겠다고 분명하게 선언했다. 모랄레스는 "나의 인디오 형제들, 500년에 걸친 토착적이고 국민적인 저항 캠페인이 허사가 아니었음을 여러분에게 말하고 싶다"면서 지난 1520년 스페인 정복때부터 이어져 온 차별 정책을 종식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모랄레스는 취임연설에서 자유 시장 경제 처방은 오랜 빈곤 종식에 실패했다며 5년임기를 맡은 사회당 정부가 볼리비아를 새로 고치겠다고 약속했다. 모랄레스는 볼리비아 국기 색깔인 빨강, 노랑, 초록 삼색띠를 받은 뒤 '신자유주의 경제 모델은 끝났다'고 소리높여 선언했다. 밝은 색 양모로 짠 모자와 판초를 입은 수천명의 아이마라, 퀘추아 및 기타 인디오 부족들은 의회밖 자갈 광장에서 좌파 동조자들, 광부들, 학생들과 함께 기뻐했다. 폭죽이 터졌고 일부 인디오들은 소뿔을 불며 인디오 특유의 음색을 내기도 했다. 모랄레스는 인종 관계의 가장 폭력적 장을 되돌아봤을 때 '볼리비아가 남아프리카와 비슷했다'며 수십년에 걸친 가혹한 인종차별정책을 남아프리카의 아파르트헤이드(인종차별) 시대와 견주어 회고했다. 반체제 인사출신이며 넥타이를 매지 않는 비공식 스타일을 즐기는 그는 자신의 좌파 사회주의운동당(MTS)이 어떤 외부 영향력에도 가까이 하지 않은 채 고집스럽게 독립적인 길을 걷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새 정부가 미국 및 기타 국가들과의 우호적 관계를 환영하지만, 어떤 외부 '권력'에도 굴복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좀 더 민족적이고 좌파적인 의제의 한 부분으로써 그는 풍부한 볼리비아 천연 가스 국유화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사회 모든 영역에서 더 많은 권한 배분을 요구하는 인디오들의 요구에 답하기 위해 올해 말쯤 헌법 회의를 소집하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새 정부가 '모든 이와 함께 모든 이를 위해' 통치할 것이며 과거사 복수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사유 재산 보호와 존중을 거듭 약속했다. 어두운 색 자켓에 버튼다운 셔츠, 가벼운 브라운과 베이지 색 스카프 두른 그는 떼지어 몰려드는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취임식장인 의사당에 들어갔다. 모랄레스의 취임은 남미 대륙이 더욱 정치적으로 좌파 성향으로 돌아섰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가 자유 시장 정책을 유지할 지 아니면 더 급진 정책을 추구할 지는 의문이다. 그는 지난 21일 토마스 샤논 미 국무부 차관보와 회담했고 23일에는 베네수엘라의 휴고 차베스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다. 모랄레스는 '미국을 대표하여 샤논 차관보가 방문한 것에 감사한다'면서 '그는 외교 관계 강화를 위해 나의 누추한 집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와의 관계를 시작하고 피델 카스트로 쿠바 정부와의 관계를 끝냄으로써 우리는 국제 지원을 갖게 됐다'. 비판론자들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테러리즘과의 전쟁, 미군의 이라크 개입 등으로 어수선한 이 시기에 남미대륙이 좌파성향으로 기우는 것에 대해 못마땅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부시 정권 동안 여러 남미 국가들에서 자유 시장 정책을 경계하는 좌파 대통령들이 당선됐다. 22일 취임식에는 좌파인 키르츠너 아르헨티나 대통령,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 칠레의 라고스 대통령등 11개국 국가 원수급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모랄레스가 공개적으로 존경한다고 말한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대통령이 등장하자 군중들은 '차베스! 차베스!'라면서 소리높여 외쳤고 차베스는 군중들에 키스로 답하며 성큼성큼 걸어갔다. 취임식에는 스페인의 황태자도 참석했다. 하지만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은 부통령을 대신 보냈다. 취임식장 밖에서는 광부 지도자 월터 빌라로와 광부 2천명이 트레이드마크인 헬맷과 검정색 가죽 재킷을 입은 채 모랄레스와의 연대를 위한 비공식 호위자로 버티고 있었다. 빌라로를 비롯한 광부들은 엄청난 광물 보유량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정체상태인 볼리비아 탄광 산업을 모랄레스가 부활시켜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빌라로는 '사상 최초로 권력이 볼리비아 민중의 손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볼리비아-미국간에 잠재적으로 불편한 관계는 코카인의 주재료인 코카 생산에 있다. 가난한 볼리비아인들은 전통적으로 고산 영향과 배고픔과 싸우기 위해 코카 나무 잎을 씹었다. 모랄레스는 코카인 국제 카르텔을 단호하게 단속하는 한편, 코카나무 재배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샤논 미국무부 차관보는 코카 재배 확장은 마약 밀매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22일 취임식장 밖에서는 깃털로 장식한 가죽 모자를 쓴 아이마라 인디안인 제노이노 페레즈가 라 파즈, 토로 토로에서 온 수십명 앞에서 갈대 플룻을 불었다. 페리즈는 '우리는 500년동안 차별당했다. 그러나 이제 우리를 대표할 에보와 새 정부를 가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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