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서부 라카인 주에서 정부군과 이슬람 무장단체 간 무장충돌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대피한 로힝야족이 지난 25일 이래 1만8000명을 넘어섰다고 국제이주기구(IOM)가 30일 밝혔다.
또 IOM은 방글라데시 국경수비대의 제지로 국경을 넘지 못한 난민 수를 정확하게 집계할 수 없지만 '수만 명'(hundreds and hundreds)이 국경선 근처에 은신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IOM 콕스바자르 사무소의 산죽타 사하니는 "난민들은 매우 절박한 상황이다.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식량과 보건 서비스, 그리고 쉼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난민 가운데 다수가 총상과 화상을 입었고,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아 질문해도 멍하니 허공만 보는 이도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미얀마군과 이슬람 무장세력간 교전이 벌어진 라카인주(州) 국경도시 바티다웅에서 온 난민 압둘라(25) 씨는 "겁나는 상황이다. 모든 사람이 집을 버리고 도망쳤다. 부모와 아이들이 뿔뿔이 흩어졌고 실종되거나 죽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차웅 조의 6개 마을 가운데 4개 마을이 정부군에 의해 불에 탔고. 주민들은 모두 방글라데시로 도망쳤다"고 덧붙였다.
방글라데시와 인접한 미얀마 라카인주(州)는 불교도들과 소수인 이슬람교도 간 갈등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로힝야족 무장세력이 배후로 지목된 경찰 초소 습격사건 이후 미얀마군은 이 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몇 달간 무장세력 토벌작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수백 명이 목숨을 잃고 이미 8만7천여 명의 난민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또 이달 초에는 라카인주 산악 지대에서 불교도인 소수민족 남녀 3쌍이 숨진 채 발견되자 미얀마군이 로힝야족 무장단체를 배후로 지목하고 수백 명의 군인을 보내 토벌작전을 벌여왔다.
앞서 25일 새벽 로힝야족으로 구성된 무장단체가 라카인 주에 산재한 경찰 초소 수십 곳을 동시 다발적으로 공격했다.
이에 토벌작전에 나선 미얀마군이 무장단체과 교전을 펼치면서 지금까지 최소한 110명이 목숨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