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승려들이 이끄는 시위대 약 2만명이 23일(현지시간) 미얀마 군사정부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는 1988년 민주화폭동이 실패로 돌아간 이래 가장 큰 규모의 반정부 시위다. 목격자들은 1만명의 승려들이 미 대사관을 지나기 전까지 양곤 슈웨다곤 파고다에서 인근 슐 파고다까지 행진을 벌였다고 말했다. 승려들은 가택연금된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를 지지하는 구호를 외쳤다. 또한 1만명의 시위대가 행진로를 따라 인간체인을 형성하며 시위에 가담했다. 승려들이 양곤에서 시위를 벌이는 것은 이날이 6일째로 미얀마 정부는 하루 전부터 가택연금 상태에 있는 야당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의 자택에 이르는 길을 봉쇄하지 않고 행진을 허용했다. 시위대는 정부가 연료값 인상을 단행하자 한달 전부터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목격자들은 승려들이 이날 아웅산 수치 여사 석방과 국가적 화합을 요구하는 연설을 했다고 전했다. 이번 시위는 최근 양곤에서 벌어진 시위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컸다. 목격자들은 23일 일찍 정부가 군인 20명과 폭력진압 경찰 20명을 수치 여사의 가택 인근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인근에 소방트럭도 주차돼있었다. 당국은 이날 행진에 개입하지는 않았지만 사복경찰이 시위대를 뒤따랐으며 일부는 총기류를 소지하고 행진로를 지키고 있었다. 최근의 시위는 정부가 연료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8월 19일 시작됐다. 그러나 시위의 근본 원인은 민주화를 탄압하는 군사정부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됐다. 미얀마 정부는 체포나 위협을 가하며 시위의 크기나 영향력을 제한해왔지만 이번 시위에는 승려들이 개입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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