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야당에서 내세운 후보들이 15일(현지시간) 3차례에 걸친 표 대결 끝에 국회의장과 부의장으로 선출되면서 현 정권이 큰 타격을 입었다. 여당 후보 케네스 마렌데 의원은 105 대 101, 4표차로 1993년 이후 의장직을 맡았던 여당의 프란시스 올레 카파로 의원을 제치고 당선됐다. 여당인 오렌지민주운동(ODM) 소속 파라 마림 의원도 부의장에 선출됐다.이번 국회의장 당선은 야당 지도자 라일라 오딩가의 승리였다. 이번 투표는 논란이 많은 대선 결과로 유혈사태가 발생한 이후 첫 국회 회의였으며 음와이 키바키 대통령과 오딩가가 대선 이후 처음 한자리에 서게 됐다. 키바키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은 회의가 시작되기 전 국회에 도착, 오딩가가 이끄는 오렌지민주운동이 여당 석에 앉는 것을 저지했다. 오딩가는 앞서 자신의 당이 의회 선거에서 많은 의석을 획득했기때문에 의회 여당측 자리에 앉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야당측 지도자 자리에 착석했으며 카바키 대통령이 회의장으로 들어오자 그를 보는 것을 거부했다.오딩가는 “의사 규정은 매우 명백”하다며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여당이고 따라서 우리는 여당자리에 앉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냐 소재 미 국제 대학의 마차리아 문네네 국제교류관계 교수는 “케냐 국회의장 선출은 첫번째와 두번재 투표에서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한편 지난해 12월 27일 대선에서 키바키 대통령측이 투표결과를 조작했다는 비난을 받은 이래 케냐 전역에서 발생한 유혈사태로 600여명이 사망했다. 오딩가는 키바키 대통령의 정부가 아닌 새로운 정부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키바키 대통령에게 권력배분에 대해 협상할 것과 대선을 다시 치르기 위한 일정을 잡을 것을 요구했다.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논쟁을 중재하기 위해 15일 오후 케냐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제네바 공항으로 향하던 중 심한 감기에 걸려 일정을 며칠 뒤로 연기했다. 아난 전 총장측은 “아난 전 총장의 케냐 방문이 지연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그가 아프리카 유명인사들과 연락을 취해 케냐 중재단은 가능한 일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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