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안면 종양으로 고통을 받고 있던 프랑스 여성이 법원에 안락사를 요청했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한지 이틀 후에 그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검시관은 20일(현지시간) 샹탈 세비르(52)의 사인을 조사 중이다. 세비르의 안락사 요청 사건으로 프랑스 천주교는 안락사의 불법 여부에 대한 재검토 논쟁이 가열됐다. 세비르의 사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디종 관할 검찰은 또한 아직까지 세비르의 부검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지만 사인조사에 착수했다. 세비르는 불치병이자 희귀 암 종양인 후신경모세포종을 8년 동안 앓았다. 그의 코와 비강에 있는 종양이 계속 커져 얼굴이 변형되며 코와 눈이 돌출됐다. 프랑스 동부 디종에 사고 있던 세비르는 참기 힘든 통증에 진통제를 복용했으나 효과가 없었다. 의료진도 그의 안락사를 막을 이유가 없었다. 그는 지난달 AP와의 인터뷰에서 “얼굴만이 아니라 내 뼈 일부에서도 종양이 번지고 있다”며 “턱뼈가 없어 턱을 움직일 수 조차 없다”고 밝혔다. 세비르는 자신의 주치의가 안락사를 돕도록 허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난 종양 때문에 죽고 싶지 않기 때문에 의사에게 안락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나는 살아 남기 위해 7년 반 동안 이 병과 싸운 것이지만 이제는 그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랑스에서 안락사는 위법이다. 프랑스 법은 뇌사 환자에게 음식을 주지 않고 산소 호흡기를 빼거나 혼수상태에 빠져 튜브를 빼는 등의 소극적인 안락사만 허용된다. 세비르측 변호사가 프랑스법원에서 세비르가 인공적 뇌사에 빠져 천천히 죽어가는 고통을 격게하는 것은 야만적이라며 세비르의 자녀 3명에게도 2주 동안 엄마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고통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 법원은 17일 세비르의 안락사 소송을 기각했다.세비르는 안락사 소송과 함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호소문을 보냈으나 사르코지 대통령은 최고 의료진에게 재 검사를 받으라고 답변했다. 세비르의 안타까운 사연과 안락사 소송은 프랑스에서 공론화됐고 세비르가 19일 밤 죽은 채 발견되자 프랑스 일간지 피가로와 파리지엥은 이를 1면 주요기사로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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