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엠스플 in 미야자키] 귀를 연 허경민
  • 조정희
  • 등록 2018-03-06 18:32:36

기사수정
  • “마지막 20대, 정말 잘하고 싶다.”


▲ 허경민은 지난해 타격 부진을 씻을 해답을 캠프에서 찾고 있다


 두산 베어스 내야수 허경민은 스프링 캠프를 떠나기 전 ‘이젠 귀를 열겠다“라고 선언했다. 그간 허경민은 자신이 지닌 ’타격론‘에 대한 고집이 셌다. 하지만, 허경민은 지난해 끝까지 자신의 발목을 잡은 타격 부진에 변화를 결심했다. 2018년은 한국 나이로 허경민의 마지막 20대가 흘러갈 해다. 올 시즌 야구 인생의 긍정적인 전환점을 만들고픈 허경민의 마음이다.
 
 지난해 허경민은 13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7/ 95안타/ 3홈런/ 40타점/ 출루율 0.327/ 장타율 0.347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지난해 리그 3루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12위(0.38)의 허경민은 사실상 10개 구단 3루수 가운데 타격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나마 동물적인 감각의 수비력으로 타격 부진을 만회했지만, 허경민의 근본적인 아쉬움을 지워내진 못했다. 나태함이나 부족함이 가져온 결과는 아니었다. 그 누구보다도 야구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열정적으로 훈련하는 선수가 바로 허경민이다.
 
 사실 지난해 허경민은 부족했던 장타력을 늘리는 과정에서 고질적인 허리 통증에 시달렸다. 허리가 완전치 않았지만, 허경민은 팀에 대한 책임감으로 묵묵히 3루수로 경기장에 나가 몸을 내던졌다. 수비는 어느 정도 풀렸지만, 타격감은 기복이 심했다. 결국, 허경민이 원했던 타격에 대한 해답은 찾지 못한 채 한 시즌이 끝났다.
 
 “야구를 정말 잘하고 싶어서 지난해 무리하게 장타력을 늘리려고 큰 욕심을 부렸다. 한 단계씩 거쳐가야 했는데 한 번에 가장 위로 올라가려고 하다가 삐끗했다. 시행착오였다. 장타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선 정확하게 안타를 만드는 과정에서 장타가 나오게 해야겠다고 느낀 한해였다.” 지난해를 돌아본 허경민의 말이다.

 다행히 지난해 허경민을 괴롭혔던 고질적인 허리 통증은 이제 사라졌다. 비시즌 동안 스트레칭과 허리 보강 운동에 신경 쓴 결과였다. 올 시즌 스프링 캠프에선 제대로 타격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하는 허경민이다. 든든한 조력자도 있다. 허경민은 고토 고지 신임 타격코치와 지난해 가을 마무리 캠프에 이어 이번 캠프에서도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허경민은 “생각할수록 야구에 100% 해답은 없는 것 같다. 그래도 그 답에 근접한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고토 코치님과 함께 하는 게 너무 행복하다. 기술도 기술이지만, 개인적인 약점이라 생각했던 정신적인 부분에서 고토 코치님께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허경민에게 고토 코치의 정신적 조언에 대해 더 자세히 들었다. 허경민은 “예전엔 주자가 1루에 있거나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을 때 심적으로 쫓기고 불안했다. 이번에도 안타를 못 칠 것 같단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고토 코치님께선 타격의 신이 아닌 이상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씀하셨다. 경기마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노력해야 남은 야구 인생에 도움이 될 거라고 강조하셨다”라며 고토 코치와 나눈 대화를 전했다.
 
 캠프를 떠나기 전 “이젠 귀를 열겠다”다는 허경민의 다짐은 잘 지키고 있었을까. 이에 대해 허경민은 “이번 캠프에선 귀를 정말 크게 열었다(웃음). 힘든 시기에 고토 코치님을 잘 만난 것 같다. 코치님뿐만 아니라 형들에게도 많이 물어본다. 공감이 되는 건 바로 팀 청백전이나 연습경기 타석에서 응용해보기도 했다. 내 고집만 부렸을 때보단 더 도움이 된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번 캠프에서 허경민에게 ‘팀 동료들과의 경쟁’이라는 단어는 의미가 없다. 오로지 스스로 실력을 높여서 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뿐이다. “개인적으로 경쟁이라는 단어는 좋아하지 않는다. 팀 동료가 못 해서 내가 그 자릴 차지하는 그림은 원하지 않는다. 내가 스스로 실력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지난해 내가 더 잘했다면 팀 성적도 더 좋았을 거다. 그래서 많은 반성과 함께 남다른 각오를 다지고 있다.”
 
 허경민은 캠프 동안 3루수뿐만 아니라 유격수 수비 연습도 간간이 소화했다. 이는 ‘만약’을 대비한 움직임이다. 허경민은 “(김)재호 형이나 (류)지혁이보다 유격수 수비를 잘하진 않지만, 144경기를 하다 보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이에 대비하는 차원이다. 3루수 수비만큼 자신은 없다. 주변에선 ‘허경민은 유격수 수비도 잘할 수 있다’고 하시는데 그건 10년 전 얘기다(웃음). 그래도 내 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유격수 연습도 필요할 것 같다”라고 유격수 훈련의 의미를 설명했다.
 
 “마지막 20대라는 생각에 마음가짐이 매우 남다르다. 올 시즌만큼은 정말 잘하고 싶다. 프로에 온 뒤 가장 간절한 심정이다. 잘하고 싶다고 머리로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몸도 ‘이젠 잘하고 싶다’라고 움직이는 것 같다. 지난해 많이 아파봤기에 안 아프고 경기를 나가는 게 얼마나 좋은 건지 잘 알고 있다. 건강만 하다면 내가 원하는 결과가 따라오리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허경민은 이 말을 꼭 써달라고 부탁했다. “고토 코치님과 박철우 코치님께 정말 고맙습니다. 이번 캠프에서 정말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스승님을 야구 인생에서 만나서 다행입니다. 올 시즌 좋은 활약으로 코치님과 더불어 두산 팬들에게 기쁨을 꼭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웃음).”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울산교육청, 나눔과 대화로 수업 성장 해법 찾는다 [뉴스21일간=이준수 기자]  울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천창수)은 12일 다산홀에서 중고등학교 교원과 교육전문직을 대상으로 ‘2025 수업 성장 나눔 대화의 날’을 열었다.      이 행사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안착과 학생 참여 중심 수업 문화를 확산하고자 마련한 실천적 장으로, 현장 교원들이 수업 사례와 고민을 나누며 함께 ...
  2. 울산 화평교회, 울산동구종합사회복지관에 추석맞아 이웃사랑 나눔 실천 100만원 후원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화평교회(담임목사 장지훈)는 9월 12일 금요일 10시에 울산동구종합사회복지관(관장 한영섭)을 방문하여 추석 명절을 맞아 지역 내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후원금 100만원을 전달했다.    이번 후원은 홀몸어르신, 저소득가정 등 지역 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에게 사랑 나눔을 실천하고 더불어 살아가...
  3. 신천지의 두 얼굴 울산 청년 크루 페스티벌의 진실 [뉴스21일간=김태인 ]자료사진 "청년"의 이름 뒤에 숨은 검은 그림자, 울산 청년 크루 페스티벌의 진실2025년 9월, 울산에서 열리는 '제3회 청년 크루 페스티벌'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청년 문화를 위한 축제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특정 사이비 종교 단체의 교묘한 포교 전략과 정치권과의 불편한 유착 가능...
  4. 인공지능·디지털 연수로 학교 행정 효율 높인다 [뉴스21일간=이준수 기자]  울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천창수)은 9일부터 12일까지 남구 종하이노베이션센터에서 교육행정직과 교육공무직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디지털 역량강화 연수’를 진행했다.      이번 연수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실무 연수로 학교 행정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현장 행정 서비스의...
  5. 울산시, 하절기 이야기(스토리) 야시장 성료 [뉴스21일간=김태인 ]  지난 7월 18일부터 지난 9월 13일까지 약 두 달간 이어진 하절기 ‘울산의 밤, 이야기(스토리) 야시장’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울산시가 주최하고 울산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한 이번 야시장은 하루 평균 7,690명, 총 누적 14만 6,100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울산의 여름밤을 환하게 밝혔다.  이번 하절기 이야기(스...
  6. 울주군치매안심센터, 국제피플투피플 춘해보건대챕터 치매극복 선도단체 지정 (뉴스21일간/최원영기자)=울주군치매안심센터가 12일 국제피플투피플 춘해보건대챕터(춘해보건대 대학생 봉사단체)를 ‘치매극복 선도단체’로 지정하고 업무 협약식을 가졌다.이번 협약은 청년 봉사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지역사회 내 치매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치매 어르신께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
  7. 신간 <강의∣롤랑 바르트의 죽음들> 프랑스 기호학자이자 문학비평가 롤랑 바르트의 콜레주드프랑스 취임 연설 「강의」, 그리고 바르트가 세상을 떠난 이듬해 자크 데리다가 발표한 애도의 글 「롤랑 바르트의 죽음들」을 묶은 책 『강의∣롤랑 바르트의 죽음들』(김예령 옮김)이 문학과지성사의 ‘채석장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하나는 바르트의 시작을, 다른 하나는 바르...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