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대전 시티즌의 최윤겸(45) 감독이 28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올 시즌 프로축구 5경기 동안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부진한 성적(2무3패) 때문에 사령탑으로서 책임을 진다는 게 사퇴의 표면적 이유다. 최 감독은 이태호 전 감독의 후임으로 2003년 제3대 대전 감독으로 부임해 어려운 구단 여건 속에서도 지도력을 발휘하며 독특한 팀 컬러를 만들어 왔다. 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대전은 ‘축구특별시’로 불릴 만큼 지역민들을 경기장으로 끌어들이며 돌풍을 일으켰던 터라 팬들은 시즌 초반 전격적인 사퇴 결정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대전은 시민구단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그 동안 구단 운영에 대한 외부의 간섭과 이해관계에 따른 근거없는 소문 등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경기 외적인 곳에서 끊이질 않았던 불협화음이 5년째 팀을 이끌어온 최 감독의 중도 하차를 불러왔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계속된 악성 루머.외부 간섭’...구체적인 사임 배경은 먼저 최 감독의 사임을 몰고 온 직접적인 이유는 이번에 같아 사퇴의사를 밝힌 이영익 수석코치와 불미스런 일 때문이다. 최 감독은 ‘대전 신화’를 함께 써 간 이 코치와 종종 불화설에 휘말렸다. ‘이 코치가 최 감독을 몰아내려 한다’는 등 악의적 소문은 팀 성적이 좋지 않을 때마다 반복됐다. 그러던 중 지난 24일 최 감독이 오해를 풀기 위해 이 코치를 찾아간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감정이 격해져 이 코치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이 코치는 왼쪽 이마와 눈가 사이가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다. 결국 이 코치는 26일 구단에 사의를 전했고, 대전은 자체적으로 사태를 수습하려 했지만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최 감독도 결국 사표를 내기에 이르렀다. 구단에 따르면 이 코치는 현재 일본에 건너가 있다. 대전은 이번 뿐 만 아니라 지난 수년 동안 구단운영에 대한 외부의 간섭과 코칭스태프에 대한 근거없는 소문들에 시달려 왔다.이 코치와 불화가 사임의 직접적 계기가 됐지만 최 감독은 이미 지난해에도 사퇴 결심을 한 적이 있다. 선수 영입 과정에서 ‘수수료’를 따로 챙긴다는 근거없는 소문이 그를 괴롭혔기 때문이다.◇‘사퇴 철회하라’...축구팬 반발 최 감독의 사임 소식이 전해진 뒤 대전 구단 홈페이지와 축구전문 웹사이트 게시판 등에는 최 감독과 이 코치의 사퇴 철회를 요구하는 글들이 빗발치고 있다. 대부분 팬은 최 감독이 폭력을 행사한 건 잘못이라며 일단 이번 사태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대전 선수들과 팬을 위해 다시 두 사람이 화해하고 벤치에 앉아달라는 내용들이다.대전 시티즌 서포터스연합인 퍼플크루도 ‘최윤겸 감독과 이영익 수석코치의 사퇴를 반대한다’는 제목으로 공식 입장을 밝혔다. 퍼플크루는 “이번 사태에 대해 진정으로 책임을 원한다면 시즌 종료 후, 혹은 적어도 여름 휴식기간까지 팀을 이끈 뒤 결정해야 한다. 지금은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구단과 팬이 대전 시티즌을 위해 하나가 돼야 할 때다. 대승적 차원에서 화합과 협력을 바란다”고 전했다. 또 “여러 가지 헛소문들로 감독과 선수들을 보호하지 못한 구단에도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구단의 각성을 촉구하며 “만일 이번 사태에 대한 해결책이 감독과 코치의 사퇴 밖에 없다면 구단 프런트들도 동반 사퇴하라”고 주장했다.한편 대전 권도순 이사는 29일 연합뉴스와 전화에서 “구단의 대주주인 대전시에 어제 보고가 됐다”며 “두 사람의 사표 수리 여부는 시와 협의해 오늘 오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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