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은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돈보다 중요한 게 있다. 어려운 이들을 돕고 싶다”던 평소 소망처럼 자신의 생명을 세상에 나눠주며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서울아산병원은 2일 뇌사판정위원회(위원장 이정교 신경외과 교수)를 열고 프로복서 최요삼(35·숭민체육관)에 대해 ‘뇌사’라고 판정했다.낮 12시30분부터 열린 회의에는 판정위원 9명의 반수를 넘긴 7명(신경과 전문의 1명 포함)이 참석했고,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만장일치로 뇌사 판정을 내렸다.최요삼은 지난해 12월 25일 광진구 자양동 광진구민 체육센터에서 벌어진 세계복싱기구(WBO) 플라이급 인터콘티넨탈 타이틀 1차 방어전에서 헤리 아몰(25·인도네시아)로부터 판정승을 거뒀다. 하지만 종료 직전 다운을 당했고, 경기 직후 뇌출혈 증상을 일으킨 뒤 이날까지 혼수 상태에서 사경을 헤매왔다.최요삼은 결국 3일 오전 0시 인공호흡기를 끄고 사망이 선고된 뒤 말기 환자들에게 자신의 장기를 나눠주고 힘들고 기구했던 35년 삶을 마감했다.최요삼은 20세이던 1993년 프로복서로 데뷔했다. 96년 동양타이틀을 획득했고, 99년 WBC 라이트플라이급 정상에 올랐다. 2005년 6월 경기를 마지막으로 은퇴했지만 2006년 12월 링으로 돌아온 그는 2∼3달에 한 번씩 꾸준히 경기를 벌이며 세계타이틀 도전의 꿈을 키워갔다.“링을 떠나 보니까 역시 내가 잘하고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건 복싱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던 그는 하지만 다시 찾은 링에서 쓰러진 채 일어서지 못했다.올해 세계타이틀에 다시 도전하고 챔피언 자리에 오르게 되면 타이틀 반납과 함께 정식 은퇴를 하겠다는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영원히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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