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과 곽태휘의 통쾌한 득점포가 폭발한 허정무호가 적지에서 보란 듯이 만리장성을 무너뜨렸다.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7일 중국 충칭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08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개막전에서 개최국 중국을 맞아 박주영이 전반 선제골과 후반 동점골, 곽태휘가 후반 인저리타임에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린 데 힘입어 후반 초반 파상 공세로 두 골을 뽑아낸 중국을 3-2로 제압했다.한국은 1978년 방콕아시안게임 1-0 승리 이후 중국에 한 번도 지지 않는 불패 신화(16승11무)를 이어갔다. 중국 축구는 30년간 계속된 공한증에 몸서리쳐야 했다.패배에 몰릴 위기도 있었지만 중국만 만나면 살아나는 한국 축구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한 판이었다.스리백을 기본 전형으로, 공격진 중앙에 박주영을 놓고 좌우에 염기훈·이근호를 포진시킨 태극호는 조심스럽게 탐색전을 폈다.기다리던 골은 박주영의 머리에서 터졌다. 전반 42분 왼쪽 골라인까지 파고든 염기훈이 감각적인 찍어차기로 왼발 크로스를 올리자 골지역 오른쪽에 도사리고 있던 박주영이 반 템포 빠른 점프로 헤딩슛을 꽂았다. 지난해 7월 아시안컵 사우디아라비아전 최성국의 골 이후 7개월 만에 국내파 공격수가 터뜨린 A매치 골이었다.그러나 홈 그라운드에서 중국의 반격도 거셌다. 후반 2분 저우하이빈의 강력한 오른발 캐넌슛으로 동점을 만든 중국은 후반 16분에는 류젠의 헤딩골로 역전에 성공했다.하지만 위기에는 박주영이 있었다. 후반 20분 페널티지역 우중간 외곽에서 프리킥 찬스를 잡은 박주영은 오른발로 볼을 매끄럽게 감아차 동점을 만들었다.마지막 순간 중국 격파의 선봉장은 허정무호 1호 골의 주인공 곽태휘가 맡았다. 곽태휘는 후반 인저리타임 2선에서 뛰어들다 과감한 오른발 중거리포로 중국 골문을 시원하게 꿰뚫었다.◆ 허정무 감독의 말 = 첫 경기를 이겨서 기쁘다. 후반 초반 실점 뒤 당황하고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젊은 선수들이 끝까지 잘 플레이를 해줘 승리를 일궜다. 다만 세트피스 상황에서 실점한 건 분명히 숙제로 남았다. 대표팀은 경험은 떨어지지만 능력이 있는 선수들로 채워졌다. 이런 경기를 통해 성장해야 한다. 앞으로도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것이다.
-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