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Money Talks(돈이 말해준다)’였다. 미국 사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 말은 미국의 대표적인 프로스포츠인 메이저리그에서도 그대로 먹혀들었다.박찬호(35·LA 다저스)가 메이저리그 개막 엔트리에서 탈락했다.31일(한국시간) 다저스는 투수 11명과 야수 14명으로 구성된 메이저리그 개막전 25인 로스터를 발표하며 박찬호를 제외시켰다.시범경기 성적만 놓고 본다면 6경기에서 18⅔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2.41의 빼어난 성적을 낸 박찬호를 선택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다저스는 돈의 논리에 눌려 18이닝 동안 홈런 5방을 얻어맞으며 평균자책점 4.50에 그친 에스테반 로아이사를 메이저리그에 눌러앉혔다.명장 조 토레 다저스 감독도 연봉 50만 달러짜리 초청선수 때문에 네드 콜레티 다저스 단장이 직접 데려온 700만 달러짜리 거물을 내칠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이에 따라 박찬호는 트리플A 라스베이거스 51s에서 시즌을 시작한다. 우선 4일 LA 에인절스 산하 솔트레이크 비스와의 퍼시픽코스트 리그 개막전에 선발로 나선다.현재 박찬호가 처한 상황은 안타깝지만 메이저리그 복귀 길이 아예 막힌 것은 아니다.토레 감독은 “로스터 확정은 아주 힘든 결정이었다”며 “박찬호만 해도 개막 첫 주 불펜에서 활용하기 위해 시범경기 마지막 경기에서 투구 수를 제한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토레 감독은 “당장은 어렵지만 곧 투수 엔트리를 12명으로 늘릴 예정”이라며 시기는 이달 중순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한편 박찬호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된 심정을 담담하게 토로했다. 박찬호는 ‘좀 아쉽지만 현실이다. 다시 한 번 마음을 가다듬고 시작해 보겠다’고 썼다. 이어 ‘걱정하지 마세요. 다 잘 될 것’이라며 빅리그 진입을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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