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가 2008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에서 동유럽의 강호 체코에 3-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2000년 대회 이후 8년 만에 8강에 올랐다. 터키가 체코를 꺾은 것은 1958년 이후 무려 50년 만이다.16일(한국시간) A조 마지막 3차전 터키-체코 경기가 열린 스위스 제네바 스타드 드 제네바에서 양팀은 나란히 1승1패로 골 득실(-1)까지 같아 남은 한 장의 8강행 티켓을 놓고 배수의 진을 쳤다. 무승부가 나오면 조별 리그 도입 후 처음으로 승부차기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예상대로 후반 초반까지만 해도 체코의 낙승이 점쳐졌다. 체코는 전반 34분 202㎝의 장신 스트라이커 얀 콜레르의 선제골에 이어 후반 17분 야로슬라프 플라실의 추가골이 터지면서 2-0으로 앞서 나갔다.수세에 몰린 터키는 쉴 새 없이 체코 골문을 두드리며 잇따라 득점 기회를 만들었지만 상대 골키퍼 페트르 체흐의 선방에 막혔다.그러나 패색이 짙어 보이던 터키에도 기회가 찾아왔다. 후반 30분 아드다 투란이 만회골을 뽑아낸 것. 하지만 투란의 골은 극적인 역전 드라마의 서곡일 뿐이었다.기적은 마지막 3분에 일어났고, 해결사는 니하트 카흐베치였다.2002 한·일 월드컵 당시 터키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세뇰 귀네슈 FC 서울 감독이 발굴한 니하트는 후반 42분 체코 골키퍼 체흐가 실수로 떨어뜨린 공을 차 넣어 동점골을 만들어냈다.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니하트는 2분 뒤에는 이동국의 옛 동료였던 툰가이 산리(미들즈브러)의 크로스를 이어받아 천금 같은 결승골을 뽑아냈다.터키는 곧이어 골키퍼 볼칸 데미렐이 퇴장당하며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지만, 툰가이가 골키퍼 장갑을 끼고 전원이 수비에 가담하는 ‘인의 장막’ 작전으로 승리를 지켜냈다.투르크 전사들이 불굴의 투지로 따낸 값진 8강 티켓이었다.한편 같은 조 스위스는 이미 8강 진출이 확정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주전급을 뺀 포르투갈에 2-0으로 승리, 2연패 뒤 1승을 거두며 8강 탈락의 아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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