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의 남현희(27·서울시청)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따낸 은메달은 한국 여자 펜싱사에서 무엇보다 큰 의미가 있다.한국 펜싱은 1964년 도쿄올림픽에 처음으로 여자선수를 내보낸 이후 84년부터 여검사들이 매회 출전했지만 메달과 한 번도 인연을 잇지 못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남자 플뢰레의 김영호와 남자 에페의 이상기가 각각 금·동메달을 따낸 것과는 대조적인 성적.남자에 비해 선수층이 상대적으로 두텁지 못했던 데다 경험이 쌓여 실력이 나올 만 하면 결혼 등으로 은퇴를 하곤 해 김영호나 이상기처럼 오랜 기간 현역생활을 하며 경험을 쌓은 선수가 없었다.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 탁정임이 여자 플뢰레 첫 금메달을 따낸 뒤 아시안게임에서는 드물지 않게 성적을 냈고, 남현희에 앞서 에페의 고정선과 김희정 등이 여자 펜싱의 간판 노릇을 했지만 올림픽 메달권과는 거리가 멀었다.96년 애틀란타올림픽에서 고정선이 처음으로 개인전 8강에 진출한 뒤 가끔 8강 문턱은 드나들었으나 남현희 이전에는 준결승에 올라선 선수조차 없었다. 뚜렷한 스타가 없던 여자 펜싱을 일으켜 세운 것은 단연 남현희다. 99년 국가대표에 발탁될 당시 한성욱 국가대표 감독으로부터 ‘앞으로 10년간 세계무대를 호령할 유망주’라고 평가받던 남현희는 2004년 아테네대회에서 8강에 오르며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2007년에는 한국 펜싱 사상 처음으로 처음으로 국제펜싱연맹(FIE) 랭킹 1위에 오르면서 가능성을 알렸고, 결국 김영호 이후 8년 만의 메달을 은빛으로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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