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올림픽 한국 야구대표팀이 매 경기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8-7로 짜릿한 재역전승을 일궈낸 13일 미국전은 야구의 묘미를 선사한 경기였다. 15일 캐나다전(1-0 승), 16일 일본전(5-3 역전승)도 좋았다. 비로 승부를 내지 못해 17일 계속된 약체 중국과 경기에서 승부치기 끝에 힘겹게 이긴 것까지도 봐줄 만했다.하지만 18일 베이징 우커송 구장에서 열린 대만과 풀리그 5차전은 1회 고영민의 3점 홈런 등으로 7-0으로 달아난 한국이 2회 1점을 추가하며 8-0까지 점수를 벌렸다. 콜드게임으로 쉽게 끝날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품게 하는 순간이었다.그러나 대만은 2회 말 곧바로 2점을 만회했다. 호투하던 선발 봉중근은 5회 들어 흔들렸고, 김현수는 결정적인 실책을 범했다. 8-0이던 스코어는 순식간에 8-6이 됐다. 6회 말에는 봉중근에 이어 등판한 한기주가 2실점하며 미국·일본전 부진을 되풀이했다.7회 초 강민호의 1타점 적시타와 권혁·윤석민의 호투 덕분에 9-8로 승리했지만 악몽이 될 뻔한 한판이었다.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 집중력 부족으로 수비 실책이 이어진 탓도 있지만 마운드 운용에 더 큰 문제가 있었다.김경문 감독은 미국·일본·캐나다전에 이어 이날도 투수 교체 타이밍을 놓쳤다. 선발 봉중근이 흔들리기 시작한 5회 구원투수를 내보내야 했지만 망설였다.또 앞선 두 경기에서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는 최악의 부진을 보인 한기주를 또 한 번 내보내는 ‘뚝심’을 보였고, 한기주는 처참하게 무너졌다.이기긴 했지만 마운드 운용에 두고두고 아쉬움을 남긴 한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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