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힙합·발레 화면 가득...‘스텝업’ 23일 개봉
청춘 남녀의 미끈한 몸매와 매혹적인 춤, 빠른 비트를 타고 흐르는 사랑은 ‘댄스 영화’의 매력이다. ‘스텝업’은 시대 흐름에 발맞춘 비보이와 발레리나의 사랑 이야기다. 자유분방한 거리의 춤(브레이크·힙합댄스)과 엄격한 실내의 춤(발레·재즈댄스)을 화면 가득 펼쳐냄으로써 지난 8월 미국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친구 맥, 맥의 동생 스키니와 함께 차나 훔쳐 팔고, 클럽 파티를 전전하는 ‘힙합 보이’ 타일러는 예술학교 기물을 파손한 벌로 학교에서 사회봉사 100시간을 명령받는다. 타일러는 학교에서 발레를 전공하는 노라를 만난다. 노라는 졸업작품 쇼케이스를 통해 전문 댄스회사에 발탁되겠다는 꿈을 꾸지만 상대역 남학생이 발이 접질리는 부상을 입어 난감한 상황에 처한다.타일러는 노라에게 파트너를 자청하고, 두 사람은 힘을 합쳐 쇼케이스 안무를 연습해간다. 자유롭게 몸을 놀리던 타일러는 발레의 기본 형식을 배우려 하고, 규격화된 동작에 익숙했던 노라는 타일러의 자연스러운 몸짓에 관심을 둔다. 그리고 서서히 서로에게 빠져든다. 하지만 노라의 원래 파트너가 부상에서 회복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에 균열이 생기는데….‘스텝업’은 서로 다른 삶만큼이나 춤 스타일도 판이한 타일러와 노라가 어떻게 교감을 이뤄 가는지를 카메라 렌즈에 충실하게 포착한다. 하층민 백인-부유한 유색인종이 몰린 예술학교를 대조시킨 감독의 연출도 자못 흥미롭다. 미래도 꿈도 없이 살아가던 밑바닥 청춘 타일러가 예술학교에 전학하는 것을 시작으로 삶의 목표를 다잡아가는 과정은 여느 댄스영화와 달리 건강하다.재닛 잭슨, 엔싱크의 안무를 담당했던 댄서 출신 여배우 제나 드완과 모델 출신의 채닝 테이텀이 남녀 주인공으로 호흡을 맞추고, ‘브링잇 온’ ‘부기 나이트’에서 안무가로 활약했던 앤 플레처가 메가폰을 잡아 스크린에 담아낸 춤은 각이 제대로 잡혔다. 숀 폴의 ‘Give It Up To Me’를 비롯해 시에라, 켈리스, 제이미 스콧 등 톱가수들의 매력적인 힙합, R&B 음악도 빼어나다. 다만 드완과 테이텀이라는 좋은 재료를 가지고도 너무 정공법 연출을 택해 좀 더 화려한 댄스장면을 건져 올리지 못한 게 아쉽다. 2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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