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장전항 인근의 연유공급소 옆 공터에 현대아산이 금강산에서 사용하던 버스 43대가가 'V'자로 주차돼 있다.
연유공급소는 사진 왼쪽 아래다. 2010년 4월 8일 촬영한 사진
북한이 2013년을 전후한 시점부터 금강산을 찾은 남측 관광객 운송에 사용했던 현대아산의 버스 등 남측 기업 소유의 차량을 무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30일 파악됐다. 본지가 상업 위성 사진 서비스인 구글 어스를 분석하고, 평양ㆍ금강산을 다녀온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한 결과다.
1998년 11월 시작된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 남측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에 희생된 뒤 중단됐다. 전 현대아산 관계자는 “급작스럽게 관광을 중단하면서 현지에서 사용하던 버스를 한 곳에 모아 세워두고 철수했다”며 “언젠가 세워놨던 그 장소에서 차량이 모두 사라졌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세워놨던 현대아산 버스는 모두 사라졌다.
2010년 4월 8일 상업 위성이 촬영한 사진을 보면 금강산 장전항 인근의 연유공급소(주유소) 광장에 중형버스 43대와 미니버스 트럭 등 5대의 차량이 ‘V’자 형태로 주차돼 있다. 그런데 2011년 3월 28일 촬영한 사진에는 차량들이 2열로 서 있다. 차량들의 위치가 바뀌었고 43대였던 버스 숫자도 30대로 줄었다. 누군가가 차량을 옮겨 세웠고, 일부는 외부로 반출했음을 시사한다. 전 현대아산 관계자는 “관광이 진행될 때는 조선족 운전사들이 운전했다”며 “관광이 중단되면서 이들도 모두 철수했고, 현지에 현대아산 관계자도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 관계자들이 차량을 움직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