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2시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인천과 상주 상무 간 맞대결 외에도 안양-부천, 울산 현대-전북 현대, FC서울-포항 스틸러스 등 경기가 갖는 의미를 막론하고 경기에 앞서 선수들은 도열했다.
췌장암 4기 투병 중인 유상철 감독의 쾌유를 바라는 범리그적 캠페인을 펼치기 위해서다. 선수단과 심판진 및 관계자는 물론 팬들 모두 기립해 30초간 박수를 치며 유상철 감독의 쾌차를 빌었다.
우승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 강등권 탈출 등 구단의 운명을 가를 중요한 승부를 앞두고 경기장을 이룬 구성원 모두 유상철 감독을 생각하며 하나됐다.
유 감독이 없는 현장에도 그의 건강 회복을 바라는 염원이 담긴 걸개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었다. “이겨낼 수 있다 유상철!”, “유상철 감독님의 쾌유를 간절히 빕니다” 등 K리그 득점왕 출신으로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 4강신화의 주역인 유 감독을 향한 응원은 지역도, 구단도 가리지 않았다.
경기를 전후해 김도훈 울산 감독, 조세 모라이스 전북 감독, 서울 최용수 감독 등이 모두 공개적으로 유 감독의 완쾌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는 유 감독이 췌장암 진단 사실을 밝힌 뒤 치른 첫 경기였다. 제법 굵은 빗줄기가 쏟아진 이날 입장한 1만1916명의 관중 모두 연신 “유상철”을 외쳤다. K리그 홍보대사 유튜버 BJ 감스트(본명 김인직)는 경기에 앞서 축구팬들에게 "인천 홈구장을 가득 메워달라"며 관전을 독려했고,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 많은 팬들이 몰렸다.
인천은 이날 상주를 2-0으로 이겼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팬들은 한참이나 경기장을 떠나지 않았다. 유 감독의 이름을 연호하고 응원가를 열창하며 생존을 다시 한 번 다짐했다. 승점 33을 쌓은 인천은 오는 30일 창원에서 11위 경남FC(승점 32)와 무승부 이상 거두면 내년에도 K리그1 무대를 누빌 수 있다.
유상철 감독은 19일 팬들에게 남긴 편지에서 “팀에 피해가 되고 싶지 않다”며 “축구인으로서의 자존심을 걸고 우리 인천의 올 시즌 K리그1 잔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또한 팬 여러분께서 끝까지 우리 인천을 믿고 응원해주시듯이 저 또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티고 또 버티겠다. ‘할 수 있다’는 긍정의 힘으로 병마와 싸워 이겨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