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옛 작센왕국에서부터 내려온 보물의 방에서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상당한 귀중품이 도둑맞았다.
25일(현지시간) 독일 드레스덴 소재의 유명 박물관에서 보석류가 무더기로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AFP통신과 CNN 등 외신이 보도했다.
드레스덴 주립미술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그뤼네 게뵐베' 박물관에 도둑이 들어 다이아몬드 3세트 등 보석류 100여점이 도난당했다고 밝혔다.
사라진 보석류에는 과거 독일 작센왕국의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1세가 수집한 다이아몬드 컬렉션이 포함됐다. 세계유산인 이들 도난품에 담긴 역사적, 문화적 가치는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주립미술관 측은 설명했다.
녹색 금고라는 뜻의 '그뤼네 게뵐베' 미술관은 18세기 초 아우구스트 1세가 각종 귀중품과 예술품을 모아 꾸민 일종의 '보물의 방'이다. 현재 이곳에는 4000여점의 금, 은, 보석 등 보석류와 귀중품이 소장돼 있다.
드레스덴 경찰에 따르면 도난 사건은 전날(24일) 새벽 발생했다. 전기 배선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박물관 조명과 경보장치가 해제된 시점에 도둑이 들었다. 현장 CCTV 카메라에는 남성 2명이 박물관에 침입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현지 경찰은 "도둑이 유리창을 부수고 울타리를 뚫었다"며 도주한 이들의 소재를 파악 중이며 화재와 침입의 연관성 역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미카엘 크레취머 작센주 총리는 "우리 주의 예술품뿐만 아니라 작센이 도둑맞았다"며 "작센과 그뤼네 게뵐베의 소장품들 없이는 우리의 역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은 피해액이 수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