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2019 올해의 인물'에 스웨덴 출신의 16세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선정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역대 최연소 선정자다.
타임은 이날 "인류가 우리의 유일한 보금자리와 맺는 포식적 관계에 경종을 울리고 파편화된 세계에 배경과 국경을 뛰어넘는 목소리를 전하며 새로운 세대가 이끄는 시절은 어떤 모습일지 보여주기 위해 툰베리를 올해의 인물에 선정한다"고 밝혔다.
에드워드 펜센털 타임 편집장은 툰베리가 타임이 지난 92년 동안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인물들 가운데 가장 어리다고 밝혔다. 이전까지는 1927년 타임의 첫 번째 올해의 인물로 뽑힌 비행사 찰스 린드버그(당시 25세)가 최연소였다. 타임이 10대 청소년을 올해의 인물로 지목한 사례도 툰베리가 최초다.
펜셀턴 편집장은 "힘있는 개인이 세계를 빚어간다는 '훌륭한 인물' 개념에 기반해 그간 올해의 인물을 선정해왔으나 불평등과 사회적 격변, 정치적 마비 속에 전통적 유명인사들이 대중을 실망시키는 시점에 툰베리 같은 인물들이 새로운 종류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이들은 낡은 규정에 부합하지 않지만 기존의 기관이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우리를 연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임은 "기후 행동을 둘러싼 정치는 그 현상 자체 만큼이나 복잡하고 변화가 쉽지 않다. 툰베리에게도 마법같은 해법이란 없다"면서도 "그는 전 세계적 태도 변화를 조성하는 데 성공해 막연하게 한밤중에 있는 듯한 수백 만명의 불안감을 긴급한 변화를 촉구하는 세계적 운동으로 변화시켰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기꺼이 행동할 의지가 있는 자들에게 도덕적으로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행동하지 않는 이들은 부끄럽게 만들었다"며 "시장부터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지도자들을 설득해 이들이 헛발을 딛던 문제들에 대해 헌신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툰베리가 활동을 시작한 건 2018년 8월부터다. 매주 금요일 학교에 가는 대신 스톡홀름의 스웨덴 의회 앞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그의 노력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수백 만명의 사람들이 그의 기후 보호 운동에 동참하고 나섰다.
툰베리는 특히 지난 9월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을 앉혀놓고 격앙된 목소리로 "당신들이 공허한 말로 내 어린 시절과 꿈을 앗아갔다"고 질책, 이목을 끌었다.
한편 툰베리는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항공기 탑승을 거부하고 배와 기차 등을 이용해 지난주 제2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5)가 열린 스페인 마드리드로 이동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당초 COP25가 열릴 예정이던 칠레로 이동하다가 현지 대규모 반정부 시위 사태로 회의 장소가 스페인으로 변경되자 같은 방식으로 다시 유럽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