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전야(24일)에도 홍콩은 화염병과 최루탄으로 얼룩졌다.
25일(현지시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전날 카오룽반도의 침사추이와 몽콕, 홍콩섬의 코즈웨이베이 등에서 반정부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며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화염병을 던졌고 이에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하며 진압에 나섰다.
이날 시위에서는 최근 시위대가 모은 투쟁 자금 7000만 홍콩달러(약 105억원)가 든 계좌를 폐쇄해 논란이 된 HSBC가 타깃이 되었다. 검은 옷을 입은 과격 시위대는 몽콕 나탄로드에 위치한 HSBC 지점의 유리 벽을 부수고 입구에 불을 질렀다.
몽콕에서는 수천명의 시위대 중 일부가 지하철역 입구에 불을 지르고 시설을 훼손하는 바람에 역이 폐쇄됐다. 지하철 당국은 몽콕역 외 침사추이 지하철역의 운영도 중단했다.
침사추이의 하버시티 쇼핑몰에서는 시위대가 사복 경찰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공격하고, 쇼핑몰 내부로 진입한 진압 경찰에 물건을 던지는 등 충돌을 빚었다. 쇼핑몰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던 제이슨 응(51)은 “사회 불안의 책임이 경찰에 있다”며 “경찰이 물리적 충돌을 야기하고 있다. 경찰은 훈련을 더 받아야 한다”고 비꼬았다. 침사추이와 몽콕의 시위는 자정을 넘어서까지 이어졌다.
홍콩 경찰은 “과격한 시위대가 침사추이 경찰서에 화염병을 던져 직원의 안전을 위협했다”며 “폭도들은 교통 신호등을 부수고 도로를 차단하며 사회질서를 어지럽히고 시민들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망쳤다”고 비난했다.
크리스 탕 홍콩 경무처장은 침사추이 시위 현장을 찾아 근무 중인 경찰관들을 격려하고 시위대에 공공질서 교란 행위를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홍콩 행정수반격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SNS를 통해 성탄 인사를 담은 10초짜리 영상을 공개했다. 람 장관은 "크리스마스는 즐거운 날"이라며 "시민들이 평화롭고 안전하며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