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남동부에 최악의 산불이 이어지는 가운데, 코알라 한마리가 지나가는 자전거를 세우고 물을 얻어 먹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미 CNN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자전거를 타고 남호주 애들레이드로 향하던 애나 휴슬러가 겪은 일을 전했다. 휴슬러는 친구들과 언덕을 내려오던 중 도로 한복판에 코알라 한 마리가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평소 도로에서 코알라를 여러 차례 목격한 적이 있지만, 이번에 만난 코알라의 행동은 조금 달랐다. 사람이 무섭지 않은지 코알라는 휴슬러에게 다가와 그녀의 자전거를 마치 나무에 오르듯이 올라탔다. 그리고는 휴슬러의 자전거에 부착된 물병의 물을 마시려는 듯 했다.
당시 애들레이의 온도는 40도를 육박했고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상태라 물을 구할 수 없었다. 이에 코알라는 너무 목이 마른 나머지 지나가던 사람에게 물을 구걸한 것이다.
휴슬러가 물을 주자 코알라는 그녀의 손을 꼭 붙잡고 물통 안에 든 물을 모두 마셨다. 갈증이 해소된 코알라는 자전거에서 내려왔고 휴슬러는 코알라를 도로 밖으로 이동시켰다.
휴슬러는 자신의 SNS에 코알라의 사진과 영상을 게재하며 "며칠 째 산불이 계속되고 있다. 많은 야생동물들이 집을 잃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호주는 현재 오랫동안의 가뭄 끝에 온 폭염속 강풍을 동반한 산불이 3개월간 이어지며 민간인 7명과 소방대원 2명이 사망했다. 사람 뿐만 아니라 코알라를 비롯한 야생동물도 많은 피해를 받고있다. 애들레이드 코알라 구호소에서 일하는 제인 브리스터는 “산불과 폭염으로 물과 먹이가 부족한 코알라들이 목숨을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