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줄기세포를 이용한 '살아있는 로봇'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가디언, CNN 등 외신은 13일(현지시간) 미국 버몬트대와 터프츠대 연구진은 아프리카발톱개구리(Xenopus laevis)의 줄기세포를 조립해 자체 동력으로 움직이는 극소형 생체 로봇, ‘제노봇(enobot)’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개구리 배아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로 기계를 만들었고, 이 기계가 설계자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도록 프로그래밍했다. 그동안 DNA나 세포조직 등이 기계 제작에 들어간 경우는 있었지만 생물학적인 세포만으로 이뤄진 기계가 만들어진 것은 처음이다. 이 로봇은 0.04 인치 미만으로 인체 내부를 여행 할 수있을 정도로 작은 크기다.
제노봇은 생체 조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손상됐을 때 자가 복구가 가능하다. 또 세포인 만큼 7일 정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 속 유기체가 죽으면 썩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단 임무를 완수한 뒤 소멸될 수 있다.
이런 특성을 지니고 있는 까닭에 앞으로 의료·환경 분야에서 기계 형태 로봇이 수행할 수 없던 영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연구진은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제노봇은 방사성 폐기물 청소, 대양의 마이크로플라스틱 수집, 인체 속 의약품 전달, 혈관 속 이동이나 치석 제거 등에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이 로봇들이 슈퍼컴퓨터에서 구동되는 "매우 진전된 알고리즘"으로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로봇이 윤리적 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을 안고 있다는 점 또한 인정했다.
더욱이 향후 신경체계와 인지능력을 갖춘 살아있는 로봇이 만들어진다면 윤리논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에 참여한 버몬트대 박사과정 학생인 샘 크리그먼은 이와 관련, "중요한 것은 이 문제가 공론화돼 사회적인 논의를 거치고, 정책 입안자들은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