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눈사태로 실종된 한국인 교사 4명 등 7명이 실종된지 닷새째인 어제 실종자 매몰 추정 지점 두 곳을 확보했다. 현장 책임자는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나푸르나 인근 포카라에 마련된 한국 현장지휘본부에서 수색 작업을 지휘하는 D.B. 카르키 경찰서장은 20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카르키 서장은 "탐지 장비를 동원해 현장을 수색한 결과 두 곳에서 신호가 감지돼 빨간색 표지를 남겼다"며 "이 탐지기는 실종자 몸의 장비를 감지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르키 서장은 "실종자의 생존 여부는 두고 봐야겠지만 살아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며 희망을 전했다. 다만 눈사태로 인해 협곡 아래에 쌓인 눈이 녹으려면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국인 포함 실종자 7명 가운데 6명은 눈이 많이 쌓인 쪽에 있고 나머지 한 명은 적은 곳에 매몰된 것으로 추정했다. 구조당국은 6명이 매몰된 것으로 보이는 지점에 수색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카르키 서장은 "전문가와 현지 주민은 눈이 적게 쌓인 쪽의 경우 1∼2주면 녹아 실종자가 발견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며 "6명이 갇힌 것으로 여겨지는 쪽은 눈이 녹는 데에 햇볕이 매일 잘 들 경우 한 달 또는 한 달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날씨가 좋아지지 않으면 얼음이 계속 그 상태로 남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네팔 중앙정부, 중앙경찰청, 내무부, 외교부, 주 정부 등 여러 정부 기관이 구조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라고 독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르키 서장은 "구조가 시급하다는 점을 네팔 정부도 잘 알고 있다"며 "네팔 정부는 할 수 있는 것은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좋은 날씨가 이어진다면 현장에 주민 등 많은 인력을 동원할 것"이라며 "경찰은 공항에서 대기 중이며 군인 및 기술 인력도 준비됐고 무장 경찰 투입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4명은 지난 17일 오전 안나푸르나 데우랄리(해발 3천230m)에서 하산하던 중 네팔인 가이드 2명과 함께 눈사태에 휩쓸려 실종됐다. 다른 그룹 소속 네팔인 가이드 1명도 함께 실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