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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신경전으로 미 정치권이 시끄럽다.

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 본회의장에서 신년 국정연설을 했다. 이날 연단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 하원의장이 청한 악수를 무시하며 그녀에 대한 악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문제는 이 다음에 벌어졌다. 펠로시 하원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 직후 그 자리에서 국정연설문을 찢는 '응징 액션'을 취했고, 통합과 화합의 장이 돼야 할 국정연설이 양갈래로 찢긴 국론 분열의 장으로 전락했다.

이에 백악관 등 여권은 펠로시 하원의장의 행동을 고강도로 성토하며 불신임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펠로시 하원의장의 행동을 '최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연설문을 찢은 덕분에 그 순간은 정말 불명예스럽게 됐다. 의회 양원 합동 회의의 위엄을 깎아내렸다"고 말했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 역시 페로시 하원의장을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구제 불능의 어린애가 국정연설을 갈기갈기 찢는 것을 목도했다"며 "펠로시 하원의장은 밤새 한 장 한 장 치즈케이크 팩토리(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의 모든 메뉴를 읽는 것처럼 보였다"고 비아냥거렸다.

콘웨이 선임고문은 "이번 일은 민주당이 얼마나 옹졸하고 짜증스러우며 당파적으로 됐는지를 보여준다"고 비난을 이어갔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연설문을 찢은 자신의 행위에 대해 논란이 일자 "그가 진실을 파쇄했기 때문에 나도 그의 연설을 파쇄했다"고 말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신년 국정연설에 대해 "자기 마음 상태가 아니라 신년 국정 방침에 관해 얘기했어야 했다"면서 "현실과 아무 연관 없는 연설을 함으로써 의회를 리얼리티쇼 배경으로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설문을 찢을 작정으로 가진 않았다. 그가 나와 악수를 안해도 신경쓰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연설문을 속독하고 거짓말 투성이라는 걸 알았다. 일단 지켜보려 했지만 4분의 1쯤 찌났을 때 그가 엉터리 판매상처럼 속이려 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안은 5일 최종 부결됐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고 있어 이미 부결은 예상된 결과였지만, 이로 인해 하원과 상원의 골만 깊어진 형국이다.